곳곳 악취 진동… 버려진 물건들 통행 방해 수거 인력·단속 카메라 장치 등 관리 '전무' 지자체 상인들 인식개선 교육 등 대책 시급
“아무렇게 던져 버린 쓰레기로 더러워진 길바닥 좀 보세요. 관광객이 이곳을 어떻게 기억하겠어요.”
24일 오전 9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남수동 음식문화특성화거리인 ‘통닭 거리’ 일대.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골목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일부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에선 음식물 등을 섞어 내다 버린 탓에 지독한 악취가 풍겨져 나왔다. 또 다른 종량제 봉투에선 오염된 액체가 흘러나와 골목을 까맣게 더럽히고 있었다. 무단 쓰레기 단속을 위해 설치된 무인 단속 카메라 앞엔 혼합 폐기물이 버젓이 버려진 상태였다.
주민 한정화씨(35·여)는 “국내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다수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찾는 관광 거리인데, 이 근방에선 쓰레기가 매일 보이다시피 해 주민으로서 창피하다”며 “이런데도 쓰레기통, 단속 인원 하나 없고 누구 하나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같은 시각 안산시 상록구 한대역 일대 특성화거리 ‘패션타운’과 안양시 만안구 안양예술공원 음식문화특성화거리도 사정은 같았다. 인도 옆으로 늘어선 가로수 주변으로 종이 봉투에 담긴 혼합 폐기물이 널브러져 바닥을 채우고 있었다. 패대기쳐진 박스 등 쓰레기는 시민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골목 한편엔 피켓 등 행사에서 사용된 후 버려진 물건들이 뒤죽박죽 섞인 채 나뒹굴었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경기도내 특성화거리가 ‘쓰레기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이날 수원특례시 등 경기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특성화거리는 각 거리 특성을 반영, 지역 이미지를 대표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하지만 이들 거리는 관계기관들의 무관심 속에 취지를 잃은 채 방치되고 있다. 연일 거리 위를 쓰레기가 채우고 있었지만, 수거 하는 인력은 보이지 않았고 쓰레기통, 무인 단속 카메라 등 쓰레기 무단 투기를 예방·관리할 수 있는 장치도 보이지 않았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특성화거리는 지역을 대표하는 거리인 만큼 거리 미화가 중요하다”며 “지자체는 일시적인 단속에 그치는 것이 아닌 상시·일시적인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근 상인 등을 대상으로 쓰레기 처리 방식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을 하고, 거리 위 또는 점포 앞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도록 쓰레기통 설치 등 시설·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내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특성화거리 골목에 상시 발생하는 쓰레기를 인지하고 있다”며 “특성화거리는 국내외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인 만큼, 인근 상인 계도와 정화 활동 등을 통해 깨끗하게 관리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