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겐 특별한 임산부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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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영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 탑어스(Top-Us) 부단장·협성대 보건관리학과 4학년

학교 갈 때 버스와 지하철을 모두 이용한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임산부 좌석이 별도로 없었는데 대중교통에 임산부 전용 좌석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하루는 등교할 때 지하철 임산부 좌석에 앉아있는 내 또래 청년을 봤다. 그 앞에 서있는 여성이 임산부 배지가 가방에 달려있는데도 핸드폰만 보고 있는 그 청년이 내심 마음에 계속 걸렸던 적이 있다.

 

현대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 중 가장 먼저 ‘인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1명조차 출산하지 않고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인구 감소로 인해 생활시설이 폐업하고 이는 곧 지역소멸까지 나타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아직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한 청년세대가 많다. 그렇기에 다가오는 임산부의 날과 인구의 날 등을 활용해 결혼과 출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늘어나야 한다.

 

10월10일은 임산부의 날로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을 의미하며 모자보건법에 의거해 제정됐다. 매년 임신과 출산을 사회적으로 배려하고 출산, 양육의 어려움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전국적으로 다양한 행사(교육, 캠페인, 이벤트 등)가 진행된다. 임산부의 날 행사는 2006년부터 매년 개최해 왔으며 올해로 18회를 맞이한다.

 

현재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가진 청년세대를 시작으로 홍보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들은 궁극적으로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에 다른 세대까지 전파된다면 인구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필자는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에서 운영하는 인구 문제를 생각하는 대학생 모임 탑어스(Top-US)의 부단장으로서 지난 2021년도부터 활동하고 이제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탑어스는 정기적 모임을 통한 대학생들의 인구 문제 인식제고, 성인지 감수성 및 인구교육, 성피임 교육 등을 진행하고 수원역, 병점역 같은 역세권 및 공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청년층과 지역주민들의 인구 문제 인식 제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뿐만 아니라 생각의 폭이나 시야 또한 넓어지게 됐다. 그래서 이번 임산부의 날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임산부를 위해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임산부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수유시설 설치(물품)지원 및 양육미혼모 지원, 임산부 배려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아빠 육아 참여 활성화를 위해 ‘100인의 아빠단’ 역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임산부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과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예전보다 임산부가 겪게 되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인식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높아진 인식이 사회적 분위기 조성까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인구 문제는 결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절대로 한 개인과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만큼 사회인이 되고 나서도 나 자신과 거주하고 있는 지역, 더 나아가 국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 널리 홍보할 계획이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인구 문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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