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용산리 9·19 대첩 "잊혀진 작전 유엔은 기억"

주한유엔군사령부 한 달 뒤 1968년 10월 안보리에 보고
새로운 전술 사례 높이 평가...카투사 전투 현장 콩밭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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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가 저술한 ‘끝나지 않은 분쟁의 현장:한반도 강도분쟁(1966~1969년)’ 책 표지. 문관현 KVA 전 사무총장 제공

 

파주 용산리 9·19대첩(경기일보 18·20일자 10면)이 유엔 안보리에 보고돼 의미 있게 거둔 승리로 평가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관현 KVA(대한민국 카투사 전우회) 전 사무총장(‘임진스카웃’ 저자)은 30일 파주 용산리 9·19대첩을 평가한 볼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역사학과 교수의 보고서 ‘끝나지 않은 분쟁의 현장: 한반도 저강도분쟁’(1966~1969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볼거 교수는 용산리 9·19대첩을 새로운 유엔군사령부의 전술 사례로 들었다. 미2사단 3여단구역에서 철책선을 넘어온 북한군 침투조 5명을 발견, 카투사로 구성된 한국군 대간첩중대(CAC)의 지원을 받아 공중강습 대응군과 기갑부대, 기계화보병부대 등을 조직해 무장공비를 고립시키고 섬멸했다고 기술했다.

 

군사전략적 의미도 분석했다. 미군과 한국군이 남방한계선에서 의미 있게 거둔 승리라고 평가하며 이 작전으로 북한군의 대남도발 빈도가 줄었고 육상침투를 빠르게 줄이는 계기가 됐다는 당시 캐그윈 미2사단장의 발언도 소개했다.

 

주한 미2사단 작전장교와 참모장 등을 거친 뒤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쟁에 참전한 뒤 지난 2013년 중장으로 예편한 역사학자인 볼거 교수는 주한유엔군사령부가 파주 용산리 9·19대첩 한 달 뒤 1968년 10월 유엔안보리에 정기적으로 보고한 자료를 인용해 이 보고서를 저술했다. 미육군지휘참모대학 강의용이었다.

 

문관현 전 총장은 “유엔안보리가 군사전략적으로 평가한 용산리 9·19대첩이 국내 국방사(史)에선 잊혀진 작전이 됐고 현장은 콩밭으로 전락했다”며 “인근에 김신조 등 31명의 1·21 고량포 침투로 모형물·철책선을 조성해 안보관광 체험지로 운영하며 경각심을 갖게 하는 연천군과는 대조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9·19대첩 현장을 답사했다. 우선 안내판 등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 용산리 9·19대첩은 지난 1968년 9월19일 오전 2시30분께 북한 무장공비 5명이 남방한계선을 넘어 용산리 임진강 갈대밭에 침투한 것을 CAC가 미군 병력 없이 단독작전을 벌여 무장공비 4명을 현장에서 사살하고 1명은 북한 쪽 도주 후 사망 확인 등 전멸시켰다. 당시 전역을 보름 앞둔 CAC 5소대 김상훈·박만득 병장이 산화하는 등 아군 9명의 사상자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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