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나로 인해 주변에 사랑의 온도가 조금씩이라도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가득 찼던 안산시. 이곳에서 자란 뒤 장례식장을 운영하던 4월의 봄 어느 날, 단원고 아이들과 선생님을 떠나보내면서 더욱 지역을 위해 온 마음을 쏟게 된 이가 있다. 바로 안산 제일장례식장 대표 박천광씨(39)가 그 주인공이다.
박씨는 지난해 4월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경기사랑의열매)를 통해 1억원 이상 기부하거나 약정한 고액기부자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안산에 거주하는 만큼 4월이 되면 박씨는 세월호 사건을 잊을 수 없었다.
그는 “4월마다 기분이 좋지 않다. 저희 장례식장에서 (세월호) 아이들의 장을 치렀고 친한 선생님도 모셨다. 동네가 좁아 지인의 사촌동생이나 제 아버지의 지인도 있었다”며 “지난해 저의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됐고 둘째는 첫돌이어서 뭔가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다. 저한테는 제 자녀의 학교 첫 입학, 첫돌의 기쁜 날이지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이라 좀 더 좋은 일을 해보자고 해서 사랑의열매에 연락해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이전에도 박씨는 지역 아이들을 위한 선행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으로 넘어가는 아이들의 첫 교복을 지원했다. 하지만 무상교복이 시작되자 장학금으로 전환해 도움을 주고 있다.
박씨의 선행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는데 사실 그의 아버지가 평소 지역에 선행을 베푸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그 뒤를 따라가던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그는 “아버지도 이전에 한 중학교에 1억원을 기부하셨다. 저도 아버지를 보고 기부를 한 것처럼 제 아이들도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보고 남을 위해 베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위해 사랑의열매에 갈 때 아이들도 같이 가서 보고 느끼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앞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작으나마 돕고 싶다”며 “주변 사람들이 같이 기부하고 남을 도우면 어려운 사람이 줄어들면서 살기 좋은 동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단발성이 아니라 꾸준히 잘 이어가고 다 같이 함께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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