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산림복구 설계기준도 무시... 임야 수십만㎡ 훼손 민둥산 전락 집중호우땐 토사 흘러 위험 무방비... 전문가 “일부 석축 쌓았지만 역부족” 市 “현장 점검”… 도공 “안전 대비”
한국도로공사가 여주시 산북면 용담리 야산 도로공사 과정에서 토목·산림 복구설계기준을 무시한 채 임야 수십만㎡를 훼손, 민둥산으로 전락시켜 집중호우 시 산사태 등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여주시와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 등에 따르면 도공은 여주시 산북면 용담리 수도권 제2순환선(이천~양평) 고속국도 건설 3·4공구(시공사 KCC건설·태영건설)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연결(JC)하는 공사를 진행 중으로, 현재 공정률은 10% 정도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도공은 산 정상부와 하단부 벌목작업과 함께 토목공사를 진행하면서 산 정상부에서 하단부까지 급경사에 대한 안전조치와 토목·산림복구 설계기준(단과 석축 쌓기) 등이 미흡해 산사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 경기일보 취재 결과, 이날 여주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야산 곳곳에서 시뻘건 흙탕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해당 공사현장은 피해 예방을 위해 시공사가 하단부 일부 석축을 쌓아 놓았지만, 집중호우 시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나머지 구간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임야가 마구 파헤쳐져 붉은 토사가 노출되면서 방치되고 있어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산 정상부와 하단부 경사가 심해 집중호우 시 대량의 토사가 흘러 내릴 경우 인명 피해 등의 가능성도 예고되고 있다.
공사현장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곳은 지난해 여주·양평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피해가 있었던 재해선포지역이다. 도로공사를 진행하면서 장마철 집중호우 시기인데도 산을 깎아 민둥산으로 만들어 산사태 등 자연재해에 무방비로 노출시킨 도공을 이해할 수 없다”며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면 그 원인 제공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목 전문가 A씨(57)는 “도로공사를 진행하면서 가능한 한 산 정상 부근은 파헤치지 않는 게 산사태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수십만㎡ 임야를 훼손해 토목공사 진행 시 토목설계와 산림복구 설계기준을 준수해야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지적했다.
여주시 관계자는 “공사현장은 산림 훼손 부지가 넓어 경기도가 산림 관련 허가를 진행한 곳이기 때문에 여주시에 인허가 관련 자료는 없고 경기도가 관리 중”이라며 “지난해 재해지역으로 선포된 만큼 안전을 위해 관련 부서와 함께 현장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도공 관계자는 “최대한 장마철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우려와 지적은 이미 알고 있다. 산사태 등에 적극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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