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다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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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진세 칼럼니스트·에세이스트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참치를 제일 좋아한다. 참치는 주로 원양에서 잡아 급랭시켜 가져오기 때문에 해동을 잘하면 잡았을 때의 신선함 그대로를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참치를 양식한다. 냉동하지 않은 참치를 숙성한 생참치가 유행한다. 조미김에 참치를 올리고 고추냉이를 얹어 입어 넣으면 바다를 품은 맛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갯벌에서 잡히는 어패류도 미식가들을 매료시킨다. 부안지방 특산물인 생합이며 맛조개는 먹을수록 입맛이 당긴다. 각종 영양가를 품은 갯벌에서 자라기 때문에 맛과 영양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삶은 문어를 냉동실에 넣어두고 살얼음처럼 얼려 자주 먹는다. 국민 생선이 된 고등어는 우리의 밥상을 풍성하게 해준다.

 

제주도의 자리돔 물회는 된장으로 맛을 낸다. 각종 들나물을 넣고 구수하게 먹는 제주 자리돔 물회는 포항 물회와는 차별을 보인다. 흰살생선에 멍게, 해삼 등을 넣고 먹는 포항 물회는 뭇사람들의 입맛을 매료시킨다.

 

제주의 갈칫국은 비릿하지 않고 담백해 여느 고깃국보다 진한 맛을 낸다. 호박잎과 어우러진 갈칫국은 비릴 거라는 예상을 깨고 금세 밥 한 공기를 비워낸다. 통째로 구운 갈치는 입을 놀라게 한다. 두툼하게 한 점을 크게 떼어 내 따뜻한 쌀밥에 얹어 먹는 맛은 할 말을 잊게 한다.

 

요즈음은 바다에서 직접 잡아서 먹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미 중 바다낚시가 등산을 앞질렀다고 한다. 그야말로 국민 취미가 된 것이다. 문제는 낚시꾼들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이다.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레기를 반드시 수거하면 좋겠다.

 

바다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먹거리를 제공해준다. 육지의 고기와 달리 곡식을 먹이로 해 식량을 축내거나 드넓은 목초지를 황폐화해 환경을 오염시키지도 않는다. 어떤 이유든 갯벌을 없애는 우를 범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바다 청소를 끊임없이 해 부유물도 없애고 폐어구도 건져내 바다를 살려야 비로소 우리가 살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바다 취미를 즐겨야 한다.

 

바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바다 생물은 육지의 고기처럼 우리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성인병도 예방해 주거나 치료하기도 한다. 소중한 자연을 지키는 길이 나를 지키는 길이다.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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