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만큼이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사건이 있을까 싶다. 본인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발생하는 사건이라 더 그렇다. 무엇보다 아쉽고 안타까운 건 이런 교통사고에 관대한 우리들이다. 고독사 등에는 전국이 들썩거리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이상하게도 교통사고에는 놀랄 만치 무덤덤하다. 그 최대 피해자가 어린이라는 점이 가슴 아플 따름이다.
지난 4월, 어린이날을 일주일 앞두고 부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주정차금지구역에서 10살 어린이가 등굣길에 목숨을 잃었다. 차량을 세워 놓고 화물을 옮기다 굴러떨어진 대형화물에 치인 것이다. 조사 결과 지게차 무면허, 불법 주정차 금지 등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전형적인 인재였음이 드러났다.
비단 어린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 비율이 최근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관련 교통사고는 무려 10배 가까이 늘었다. 인천도 비슷한 상황으로 20여년 사이(2000~2021년) 6.5배 이상 증가했다.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 역시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이에 서구는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환경 조성’을 역점 사업으로 삼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교통사고 사망자가 2021년 24명에서 지난해 17명으로 상당히 줄었다. 이를 한 자릿수로 줄이는 게(자동차 1만대당 사망률 0.5명) 목표다.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제도 개선만큼이나 교통안전 의식 수준을 높이는 게 필수다. 이에 홍보활동을 강화해 교통문화지수 10위(B등급)를 달성하고자 한다. 4대 전략과제와 20개 핵심사업이 있는데 크게 교통안전 의식 개선 및 확산, 교통권 확보를 위한 교통안전 인프라 구축, 주민 중심의 편리하고 안전한 주차환경 조성, 운수업체 교통 안전성 확보로 나뉜다.
먼저 구청장을 위원장으로 서구청, 서부경찰서, 도로교통공단 등이 함께 ‘서구 교통안전정책심의위원회’를 꾸려 회의도 하고, 캠페인도 벌인다. 무엇보다 음주단속을 세게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는데 적발 건수가 늘어나면서 다행히 사고가 줄고 있다. 최근엔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올바른 이용법을 알리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과속카메라와 신호등을 추가 설치하는 시설물 보강도 꾸준히 논의 중이다. 대표적으로 관내 곳곳에 자리한 횡단보도 투광기는 깜깜한 밤에도 잘 보이도록 민선 6기 때부터 시행했다. 어린이·노인보호구역 안전 시설물 설치 및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바닥형 보행신호등과 음성안내 보조장치 등 스마트 교통안전 시설물도 지속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아차 하는 순간 생명은 위험해진다. 불가항력에 기인한 천재지변이 아닌 노력해서 막을 수 있는 교통안전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먼저 우리의 무감각증, 안전불감증부터 끊어 내자. 살면서 누구나 1번쯤은 겪는 교통사고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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