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수원] '새빛민원실' 문 활짝... ‘복합 민원’ 원스톱 해결

사업 신고·기초생활수급 등 다양한 민원 업무
30년 경력 베테랑팀, 접수부터 절차까지 전담
李 시장 “시민 친화적 소통·행정 서비스 혁신”

수원특례시청 본관 1층에 위치한 새빛민원실 입구. 수원특례시 제공

 

수원특례시에는 특별한 민원실이 있다. 지난 4월10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새빛민원실’이다. 수원시청 본관 입구 바로 왼쪽으로 자리 잡은 이곳은 외형부터 행정서비스까지 기존 민원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외형은 마치 식물카페 같은 느낌을 풍긴다. 곡선형 벽체에 식물을 심어 세련되고, 아늑한 분위기를 강조한 덕분이다. 서비스도 획기적이다. 30년 가까운 경력의 팀장 이상급 공무원들이 ‘베테랑’이라는 이름표가 부착된 유니폼을 갖춰 입은 상태로 시민의 민원을 경청하고, 함께 해결 방안을 찾으며 사후 만족도까지 챙긴다. 민원 해결의 시작과 끝, 새빛민원실을 살펴본다.

 

수원특례시 새빛민원실에서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베테랑 팀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모호한 업무 경계’ 허무는 베테랑

 

새빛민원실의 핵심적인 역량은 부서 간 명확하지 않은 업무를 조정하는 부분에서 발휘된다.

 

도시 정비 및 개발과 관련된 민원의 경우 다양한 법과 제도로 얽혀 있는 데다 이해관계도 복잡해 담당 부서를 정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민원인이 담당부서를 찾아 헤매는 일이 부지기수다. 시는 현재 ‘베테랑 공무원’을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개소 10일 만에 새빛민원실로 접수된 민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영통구의 한 일반음식점의 옥외영업 신고를 접수한 환경위생과는 관련 규정을 검토하던 중 업무 경계가 모호한 점을 발견, 새빛민원실에 도움을 요청했다.

 

공동주택의 행위신고사항은 구청장에 위임된 업무이지만, 해당 위치가 공동주택 내 공용부분인 만큼 시청의 관할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2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공무원이 시청 담당 부서가 관련 서류를 구청으로 보내면 구청에서 의견을 회신하게 하는 등 중재에 나섰고, 다행히 민원을 조속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수원특례시 새빛민원실에 접수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베테랑 팀장들이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내 일’처럼 고민하는 민원 컨설턴트

 

새빛민원실은 원스톱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행정 절차가 익숙하지 않은 민원인을 대신해 행정 처리를 조언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하는 내용이다.

 

지난 4월 중순 한 민원인이 축산물가공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허가를 받기 위해 새빛민원실을 방문했다. 하지만 관련 업무는 시 소관이 아닌 경기도 소관이었다.

 

이에 베테랑 공무원은 사업을 하려는 건물을 직접 열람해보며 용도변경 관련 문제 및 폐수배출시설 신고 등 필요한 사전 조치와 서류 등을 안내해 민원인이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새빛민원실은 막막한 상황에 처한 시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전해주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한 70대 노인이 기초생활수급자격 신청을 위해 새빛민원실을 찾았다.

 

그는 아들과 함께 식당을 운영 중이었으나 아들이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진 뒤 생계가 막막한 상태였다. 새빛민원실에서는 민원인의 상황을 확인한 뒤 방법을 함께 모색했다.

 

이후 부채 내역을 증빙하고, 은행 거래내역을 발급해 자격 심사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렸다. 또 치료를 위한 의료비 지원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도 안내해 절박했던 노모를 안심시켰다.

 

베테랑 팀들이 수원특례시 새빛민원실에서 민원 상담을 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경청하고, 공감하고…‘감동 행정’ 실현

 

특히 민원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시간과 마음을 내 함께 방법을 찾는 것은 새빛민원실의 강점이다.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다양한 일들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때로는 경청만으로도 민원인이 만족하는 경우도 있다.

 

46년 전 입양 보낸 아들을 찾고 싶었지만 방법을 모르던 70대 노인이 새빛민원실에서 희망을 발견한 사례가 그렇다.

 

지난 5월 새빛민원실을 찾은 그는 가방에서 낡은 호적등본을 꺼내 보여주며 입양된 아들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과거 입양기관 소재지를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40년 이상 흐른 현재는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사실 시는 입양 관련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 데다 입양가족을 찾을 수 있는 업무 권한도 없다. 그럼에도 29년 경력의 베테랑 공무원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입양과 관련된 기관 여러 곳을 확인한 끝에 입양사후관리서비스를 지원하는 한 기관에서 아들의 입양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46년 만에 아들이 네덜란드로 입양됐다는 소식을 접한 할머니는 그제야 미소를 되찾았다.

 

새빛민원실은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행정서류는 물론 입양인 찾기 신청 서류 작성까지 도운 뒤 민원처리를 마무리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새빛민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특례시 제공

 

■ 수원 새빛민원실, 소통하는 혁신행정 개척

 

새빛민원실은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7월 민선8기를 시작한 이 시장은 시민과의 만남에서 빼놓지 않고 ‘혁신민원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여러 부서를 찾아다니지 않고, 카페 같은 공간에서 기다리는 동안 베테랑 공무원이 민원을 처리한 뒤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다짐이었다.

 

이후 조직과 기능을 다듬어 시 민원실을 투트랙 방식으로 운영했다. 각종 증명서 발급, 지원 신청, 민원서류 접수 및 분류 업무 등은 통합민원실에서, 베테랑 공무원 중심의 원스톱서비스는 새빛민원실에서 진행하게끔 했다.

 

베테랑 공무원은 25년 이상 근무한 행정직, 건축직, 토목직, 사회복지직, 환경직 등 다양한 직렬로 구성했다. 덕분에 하나의 민원을 처리할 때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원스톱 민원 처리가 가능해진 셈이다.

 

이재준 시장은 “새빛민원실은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유일무이한 민원 친화적인 소통 서비스”라며 “시민이 공감하고 감동하는 소통을 기반으로 더 나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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