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가장 더웠다"…올해 수도권 봄 기온 역대 최고

올해 봄철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가운데 한 시민이 종이를 들어 얼굴에 비치는 햇빛을 가리고 있다. 경기일보DB

 

전 세계적으로 폭우·이상고온 등 기상재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올해 수도권 봄 기온이 50년 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봄철(3~5월) 수도권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은 13.3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중 일별 최고기온을 기록한 곳은 동두천(23일, 26.4도), 이천(11일, 25.4도), 양평(31일, 24.4도), 파주(23일, 23.7도) 등이다.

 

수도권기상청이 발표한 '2023 봄철 기후 분석 결과'를 보면 이는 기상관측망을 확충한 1973년 이래 50여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다.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높았던 2016년(12.9도)과 두 번째로 높았던 지난해(12.8도)와 비교해도 0.4도 이상 높아진 수치다.

 

올해 봄철 평균 최고기온도 역대 1위(19.3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봄철 기온(18.6도)보다 0.7도 높아졌으며 1991~2020년 평년기온(17.4도)보다 1.9도 상승했다.

 

특히 평균 최저기온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봄철 평균 최저기온은 7.6도로, 지난해(7.4도)보다 0.2도 상승했으며 1991~2020년 평년값인 6.2도보다 1.4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기온이 상승한 것은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따뜻한 서풍과 남풍이 우리나라로 자주 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에는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폭염의 간접 영향을 받기도 했다. 열대기후인 인도차이나반도에서 발생한 이상고온이 중국 남부지방까지 확장, 중국의 찬 대륙고기압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으로 변하면서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아 높은 기온을 보였다.

 

2023년 봄철 고온 기압계 모식도(좌: 3월, 우: 4~5월). 수도권기상청 제공

 

수도권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지난달 강수량은 145.1mm로 1991년~2020년 5월 평년값(98.9mm)보다 46.2mm 많았다.

 

이 같은 폭염·폭우 등 기상재해는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지난 4월 인도 동부는 40도를 넘는 폭염으로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서부지역에서는 열사병으로 1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북아메리카 그린란드도 15.2도를 기록해 역대 3·4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또 지난 3월 인도네시아는 폭우와 산사태로 44명이 사망, 11명이 실종됐으며 콩고민주공화국도 지난달 폭우로 인한 홍수에 400여명이 사망한 바 있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봄철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고온 현상과 이례적인 비로 침수 피해가 컸다”며 “열대 지역 대류 순환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국내 기온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른 열대지역 곳곳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감시를 강화하고 다가오는 여름철을 대비해 기상재해를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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