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세계의 관광산업이 점차 회복되면서 국내 관광산업 또한 생기를 되찾고 있다. 2019년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이 사상 최대인 1천750만명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년 대비 85.6% 감소한 252만명에 그침으로써 관광업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방문 목적지별로 보면 2019년에는 전체의 76.4%가 서울을 찾은 반면 경기도는 14.9%에 머물렀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면에서 벗어남에 따라 2023년 1, 2월 입국한 외래 관광객은 91만4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배가 증가함에 따라 국제선 정기편도 올해 9월까지 코로나19 이전 대비 90% 수준으로 회복이 예상된다. 이러한 환경 변화를 배경으로 향후 경기도의 관광산업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정부는 ‘제6차 관광진흥 5개년 기본계획(2023~2027년)의 정책 비전을 ‘K-컬처와 함께하는 관광매력 국가’로 설정했다. 2027년까지 외래 관광객 3천만명 유치, 관광외화 수입 3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2023~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하는 한편 연내 1천만명을 유치함으로써 관광산업의 르네상스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을 배경으로 경기도는 케이팝·드라마·영화 촬영지를 비롯해 K-푸드, K-스포츠, K-웰니스 등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상품 기획 개발과 다양한 홍보 마케팅 전개가 필요하다. 특히 올해는 2003년부터 일본과 동남아에서 드라마 ‘겨울연가’로 촉발된 한류(韓流)에 대한 열기가 일기 시작한 지 20년째가 되는 해인 만큼 K-한류의 붐 재확산을 통해 경기도의 관광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방한 관광객 중 경기도의 비중을 현재의 15%안팎에서 50%까지 확대하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해 보자.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1개 시·군과 지역관광공사, 재단 등과의 협업을 통한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과 리더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
경기도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관광객의 66.7%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이점을 갖고 있으며 서해안을 사이에 두고 연간 1억6천만명 이상의 세계 최대 아웃바운드 시장인 중국이 위치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러한 이점을 십분 활용해 공항 및 항만 등과 연계한 스마트시티, 한류, 숙박, 음식, 카지노, 생태·웰니스, 스톱오버(stop-over) 상품 등 다양한 융복합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또 경기도는 일산 킨텍스, 인천 송도컨벤시아, 수원 컨벤션센터 등 세계 유수 전시컨벤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핵심 산업이면서 일반 관광객보다 소비지출이 2.6배나 높은 마이스(MICE)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최근 관광환경 변화에 따라 방한 외래객 중 개별관광객(FIT) 비중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관광산업에서 외국인 관광객 지출을 살펴보면 온라인을 통한 비중이 2021년 66%에서 2025년 7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개별관광객 유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그룹, 트립닷컴 등으로 이뤄지는 3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가 전체 OTA 매출의 86%를 차지하며 주도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여행사인 토마스쿡이 178년 만인 2019년 파산한 것은 온라인을 통한 관광시장의 유통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급속한 전환을 배경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디지털 관광을 적극 도입해 관광경쟁력을 제고할 것을 제안한다.
경기도는 강원도와 함께 남북으로 DMZ와 접경하고 있는 데다 경의선과 국도 1호선이 통과하고 서해안 산업·물류·교통 벨트를 구성하고 있는 남북관광 교류 거점이다. 강원도와 함께 세계생태관광자원의 보고인 DMZ를 보유하고 있는 건 경기도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다. 남북관계가 교착된 상황에서 DMZ를 통과해 유라시아와 한반도를 연결하는 통일관광의 길은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다. 관광은 평화로 가는 촉진 요인인 만큼 한반도 평화관광 실현을 위해 지속가능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과의 산·관·학 협력을 강화해 미래형 글로벌 관광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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