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명 피해액 8천만원… 아카데미 “운영난에 불가피, 환불할 것”
“내년 초 레슨비까지 다 현금으로 선 결제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문 닫을 줄 몰랐죠.”
13일 오전 11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실내 골프 아카데미. 굳게 잠긴 출입문 가운데에는 건물 관리사무실에서 붙인 붉은색 글씨의 ‘무단폐업으로 인한 유치권 행사 및 단전 단수 안내’ 게시물이 붙어 있다. 관리비 체납으로 유치권을 행사하고 전기·수도 등을 끊는다는 내용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관리비가 많이 연체해있고, 무단으로 폐업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골프 아카데미 출입문 옆 락커룸에는 회원들이 붙여 놓은 ‘다 함께 돈 찾아요. 이렇게 당할 수 없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검색어 골프장 피해자 모임방’ 등의 메모가 붙어있다. 폐업한 골프 아카데미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회원들이다. 이 곳에서 만난 회원 A씨는 “내년 초까지 이용가능한 회원권과 레슨비 등 125만원을 결제해놨는데, 갑자기 문을 닫아 너무 황당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 4월에 계약 때 카드를 받지 않고 계좌이체를 권해 현금 결제를 했다”며 “미리 폐업하려고 그랬던 것 같아서 사기를 당한 느낌”이라고 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실내 골프 아카데미가 갑자기 폐업, 레슨비 등을 미리 결제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연수구 등에 따르면 이 골프 아카데미는 지난해부터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난 5월29일에 문을 닫았다.
그러나 골프 아카데미는 사전에 회원들에게 폐업 등에 대한 공지를 하지 않았고, 폐업 당일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폐업 사실만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골프 아카데미는 출입문에 ‘사업장의 경영상 문제로 폐업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여놨다.
현재 A씨처럼 이 골프 아카데미의 폐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회원들은 모두 9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현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모여 대책을 찾고 있다.
이들은 골프 아카데미에 미리 결제해 놓은 금액이 1인당 24만원부터 최대 298만원까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인 회원들의 총 피해 금액은 8천여만원에 이르며, 계속 피해자들은 늘어가고 있다. 이들은 형사 고발 또는 민사소송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인천지역 골프장 이용권 환불과 휴업·폐점에 따른 한국소비자원에 들어온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27건, 지난해 28건, 올해는 5월까지 11건 등이 발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실내 골프장 등은 폐점을 하면 환불받기가 힘든 만큼, 소비자들이 6개월 이상의 장기간 등록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이어 “특히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에 지급정지나 방법이 있으니, 현금 결제는 꼭 피하고 카드결제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골프 아카데미 대표 B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회원이 줄어들면서 더이상 운영하기 어려워 폐업했다”며 “환불액은 3~4천만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 일부 환불도 해줬다”고 했다. 이어 “환불 시점을 약속할 순 없지만, 자금을 마련해 나머지도 환불하겠다”며 “피해 회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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