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촌인구 고령화·기후변화에 ‘디지털농업’이 대안

image
이영순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장

지난해 대한민국 농가 인구는 221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3%를 점유하고 있다. 농가 경영주 평균 연령은 67세로 일반 근로자 평균 연령 43세보다 현격히 높아 고령화로 인한 농촌의 소멸화가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로 불거진 미래 식량위기 역시 전 지구적 현상이다.

 

농업의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접목해 시간과 공간, 기후의 제약을 뛰어넘어 농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농업’이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농업은 생산·유통·소비 등 농업활동의 전 과정에서 데이터를 디지털 형식으로 수집, 저장 관리, 결합, 분석 및 공유해 의사결정 지능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인의 경험과 직관에 의한 의사결정을 딥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이 대체하고 농업 관련 데이터가 유통과 소비자에게 연결돼 새로운 기술혁신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데이터 경제, 디지털 전환의 급속한 진전을 농업에도 적용해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와 AI 분야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농무부 최고정보책임관실에서 농림 전반의 정보기술 전략 및 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유럽은 AI 분야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한편 농촌의 디지털화로 농촌 삶의 질과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주요 산업에서 AI 상용화를 조기 추진하고 있는데, 농업 데이터 연계기반을 구축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중국도 데이터, AI 분야 대규모 선행투자 및 산업별 플랫폼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디지털농촌 발전전략 강요’를 통해 스마트농촌 발전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전 세계 농업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과거 농업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해 경험과 주관적 지식에 기반했으나 앞으로는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한 과학농업과 환경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가치 농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 11월 ‘디지털농업추진단’을 출범했다. 2025년에는 농·임업용 인공위성을 발사해 작물 재배 면적과 수확량을 예측, 농업통계 및 농업관측정보를 생산해 농산물 수급 안정에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2027년까지 농업 생산의 30%를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해 핵심기술을 국산화하고 농업유니콘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현 정부도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정부’라는 비전 아래 2022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신설했다. 이제 농업도 고객의 요구와 현장의 목소리, 정책의 흐름을 파악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경기디지털농업TF’는 농업연구, 기술 보급, 농가 현장 데이터 등을 수집, 연계, 분석하고 대내외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농업 현안을 진단하고 처방해 국가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는 유망산업으로 경기농업을 발전시킬 것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