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일 관계 훈풍, 수출 확대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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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길수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장

2019년 이후 얼어 붙었던 한일 관계가 해빙의 물꼬를 트면서 양국 교역에도 오랜만에 생기가 감돌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정부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과거 수준으로 완벽하게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양국 간 무역 갈등을 일단락하고 경제협력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다. 산업구조가 밀착돼 있는 일본과의 분쟁은 가뜩이나 보호무역주의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어려운 우리 기업들에 더욱 소모적이었을 것이다.

 

일본은 작년 우리의 제4위 교역국이자 방한 관광객 2위국인 중요한 경제 파트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비가 낮고 높은 문화적 인접성으로 현지화가 수월해 쉽게 문을 두드리게 되는 주요 수출시장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일본은 더욱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이지만 대일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한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인 비즈니스 협력을 꾀할 수 있게 되면서 주춤하는 우리 수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한일 경제협력의 중요성은 여느 때보다 높다. 작년 발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한국과 일본이 최초로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으로 향후 양국 교역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첨단 산업의 공급망 파트너로서 중요성이 매우 크다. 친환경 이슈에 대응해 수소 관련 특허에 앞선 일본 업체와의 기술협력 역시 필수적이다.

 

미중 패권 경쟁과 탄소중립 등에 직면한 지금 서로 윈윈(win-win)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일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상호 이해와 존중의 틀을 확고히 하면서 미래 무역 동반자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

 

경기도 수출기업 30여개사는 10~11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국상품전에 참가했다. 일본 시장 개척에 나서는 도내 기업들이 이번 한일 관계 훈풍을 타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결실을 얻을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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