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세·물가·유류값 등 폭등...수입산 증가·국내 수요 감소 ‘한몫’ 예약 주문 ‘뚝’ 폐기 처분 걱정뿐...道 “시민 꽃 소비 유도 홍보 노력”
“6개월 동안 공들여 키운 카네이션인데, 다 팔릴 수 있을까 걱정뿐입니다.”
2일 오후 1시께 화성시 우정읍의 한 화훼농원. 재배 농장 안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정성 들여 키워온 6만여 분의 카네이션들로 가득했다. 작업자들은 작은 화분에 담긴 카네이션을 출하하기 위해 포장하면서도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20년간 카네이션을 재배했다는 김원용 대표(70)는 “올해 전기세와 유류값이 30% 이상 올랐을 뿐만 아니라 상자와 화분 등 모든 자잿값이 크게 올랐다”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연휴가 겹치면서 카네이션 수요까지 줄어 재배한 카네이션을 모두 출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수원특례시 장안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수영씨(가명·60·여)도 카네이션 재고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보다 카네이션 물량을 반으로 줄였는데도, 아직 카네이션 예약 주문이 한 건도 없다”면서 “카네이션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시들어버려 폐기 처분해야 해 초조한 마음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정의달 5월 성수기에 분주해야 할 화훼농가와 꽃집들이 오히려 울상을 짓고 있다. 물가 폭등과 자재값 상승에 수입산 카네이션 증가와 국내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잔인한 5월’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4월25일~5월2일, 절화기준) 거래된 카네이션 총 수량은 4만1천756단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788단보다 41% 줄었다.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올해 카네이션 수입산 종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카네이션 대부분이 가격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면서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5월에 해외로 나가려는 인구가 늘어나 카네이션 구입 자체를 하지 않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카네이션을 재배한 농가와 꽃집은 인건비조차 남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 카네이션 재배를 위한 기름값은 올해 1분기 기준 1천280원으로 지난해 동기(1천28원)보다 25% 증가했고, 필수자재 중 하나인 요소수 비료 가격도 1포대(20㎏) 9천원대에서 3만원대로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회장은 “카네이션 수입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난방비와 농자재값 등 경상비가 올라 화훼농가가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며 “화훼농가와 소매상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국비 지원 외에 아직 화훼농가 (면세유)지원 계획이 없다”면서도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꽃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홍보를 활성화 하겠다”고 밝혔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