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거리에 곳곳에 정당현수막이 난립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9일 오후 1시께 평택시 비전사거리. 교통섬에 세워진 가로등과 이정표 기둥을 토대로 정당 현수막 4장이 걸려 있다. 두장은 마주보는 횡단보도에서 볼 수 있도록 도로변에 걸렸고, 다른 두장은 횡단보도로 향하는 길 위에 걸려 있어 관문을 연상시켰다. 반대편 도로변에도 정당 명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같은 날 시청 뒤 사거리. 현수막 지정게시대가 비어 공간이 충분하지만 횡단보도 위로 정당 현수막 두장이 걸렸다. 심지어 걸려있는 두 장 가운데 한 장은 바로 옆에 위치한 지정 게시대에 걸린 현수막과 같은 정당인 명의였다.
안중오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오가는 차량마다 볼 수 있도록 평택 방향과 안중 방향 모두 현수막이 걸렸다.
평택시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정당 현수막을 포함한 모든 현수막을 지정 게시대에 걸도록 규정해왔다.
도시미관을 저해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반 현수막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각 정당과 간담회 등을 거쳐 정당 현수막도 지정 게시대에 게첨하기로 한 것이다. 명절 현수막은 정당별로 30개까지만 걸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합의가 무산되고 다시 현수막이 난립하고 있다.
개정안에 정당 활동과 정치적 현안에 대해 표시·설치할 경우 옥외광고물법 적용을 배제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수량, 규격, 게시 장소 등에 제한 없이 현수막을 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당 현수막이 우후죽순 걸리자 보행을 방해하고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데다 자극적인 문구로 혐오를 조장한다며 주민 불만도 급증하고 있다.
최모씨(43·평택시 용이동)는 “이 따뜻한 꽃피는 봄에 도시가 현수막으로 너무 지저분해 보인다”며 ”문구가 너무 원색적이기에 정치에 대해 기성세대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어 현수막 보는 것 자체로 짜증이 난다“고 불만을 표했다.
시 관계자는 ”법령 상 허용됐지만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시각적 피로도를 불러일으킨다는 민원이 다발해 다음 달 내 각 정당과 관련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