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기인삼농협 조합원 등 “왜 하필 농번기에 단속하나” 플래카드 120장 내걸어
최근 법무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이천·여주지역 인삼재배 농민들이 파종 시기에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13일 동경기인삼농협 조합원들과 한국인삼6년근경작인협의회, 인삼연구회 등에 따르면 농민들은 ‘농번기에 외국인 단속이 웬말이냐! 우리 농민들 다 죽는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이천·여주지역에 120장 내걸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경찰청,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해양경찰청 등과 공동으로 지난 2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불법체류자의 일자리 잠식 업종과 불법체류 외국인 다수·상습 고용업체, 불법입국, 취업알선 등을 집중 단속 중이다.
이에 인삼재배 농민들은 “우리는 불법체류자를 단속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단속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가 100명이면 정상적인 100명의 인력을 우선 입국시킨 다음 단속해야 인력 균형이 맞춰져 농민들도 피해를 덜 본다고 호소했다.
인삼농사를 짓는 A씨는 “농번기가 시작돼 인삼의 파종은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는 작업인데 최근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농사인력의 수급이 어렵다”며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인삼 파종을 하지 못하면 6년 농사를 망친다”고 말했다.
윤여홍 동경기인삼농협조합장은 “농민들이 가장 바쁜 시기에 단속하기 보다는 단속하기 전에 미리 빠져나갈 인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뒤 단속해야 인력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인력 수급 어려움 없이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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