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만족할 때까지 혁신... 명문 전문대 발돋움”
두원공대가 다시 한번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023년 재정지원 제한 해제로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제한이 풀린 데 이어 지난 1월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정이사체제로 전환키로 하면서다. 지난 2021년 9월 임시이사 선임 결정이 내려진 지 1년여 만이다. 두원공대로선 대학 정상화는 물론 쇄신과 개혁 등으로 변화를 이끌어낼 기회다. 이 중요한 시기에 임해규 제10대 총장(62)은 변화의 중심에서 대학을 이끌고 있다.
임 총장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석·박사(평생교육전공) 학위를 받았다. 제4대 부천시의원, 제17·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제12대 경기연구원장 등을 역임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육전문가로 정평이 났다. 지난 1월 취임한 임 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임 총장은 ‘두원공대 르네상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학생주도 대학문화조성팀, 행정 효율화·민주화 추진팀, 교육혁신팀 등 7개 태스크포스(TF)로 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임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총장 취임 소감은.
A 아시다시피 교육학을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회에서도 교육정책을 주로 맡았다. 국회 상임위도 재임 동안 교육위만 맡았다. 고등교육정책에 관심이 많았고 반값 등록금과 든든학자금 같은 소득연계학자금 대출제도를 기획했다. 현재 한국의 초·중등교육의 재정 투자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넘는다.
반면 고등교육은 아직 투자도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의 교육 문제는 이제 고등교육을 어떻게 잘하느냐로 바뀌었다. 두원공대에 총장으로 온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두원공대는 명문 전문대고 교육은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학교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명문 대학 위상을 되찾아 다시 날아오를 수 있도록 일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Q 운영 방침이 궁금하다.
A 청사진을 마련하고자 최근 10시간에 걸친 전체 교직원 토론회를 열어 7개의 TF팀을 꾸렸다. 학생주도 대학문화조성팀, 보건계열 확대추진팀, 유학생유치팀, 행정 효율화·민주화추진팀, 홍보·공보개선팀, 두원르네상스추진팀, 교육혁신팀 등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변화다. 학생들이 만족할 때까지 변화하고 개혁하자는 게 개인적인 모토이자 대학의 모토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대부분 학생을 왔다가 가는 손님으로 간주한다. 옳지 않다. 학교는 학생이 자신의 삶에 대비하게 만드는 곳이다. 학생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 TF팀의 가운데 첫 번째가 학생주도 대학문화조성팀인 이유다. 다른 TF는 학생들의 만족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조치일 뿐이다.
Q 학내 갈등의 골이 깊었는데 화합 방안은.
A 갈등은 이미 봉합됐다고 본다. 그동안 여러 교수가 문제를 제기한 건 교직원과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였기에 그동안 겪은 진통은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라고 본다. 학내 갈등으로 많은 문제가 노출되면서 교직원과 학생이 모여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전화위복이다. 취임 후 한 달하고도 보름 동안 교직원, 학생 등과 소통하며 여러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변화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다시 명문 대학으로 거듭날 것인지 의지와 열정, 비전 등을 확인하고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는 기간이었다. 이 과정에 문제를 제기해 왔던 교수들도 함께 참여했다. 새로운 비전과 실천 방안을 만드는 데 누구도, 어떠한 의견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함께 힘을 합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TF 7개가 꾸려졌다.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기회다.
Q 두원공대의 강점은.
A 최대 강점은 브랜드 가치다. 두원공대라고 하면 전문대 가운데 공대로서 명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두 번째는 학교법인이다. 강소기업인 두원그룹이 뒷받침한다. 전문대가 학생 감소에 따른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정 뒷받침이 이뤄진다. 법정 전입금으로 보면 전문대 중에선 전국 5위 안에 든다. 법인 자산수익률은 전문대 가운데 1위다.
막강한 교수진도 강점이다. 김찬두 전 이사장이 매사추세츠공대(MIT)처럼 만들겠다는 포부로 1993년 설립 당시 전국의 실력파 교수를 초빙했다. 가족회사 협약을 체결한 기업도 2천여곳이고 산학연계가 잘 이뤄져 산업계 현실에 맞는 교육 내용을 즉각 반영할 수 있어 취업률이 높다. 특히 파주캠퍼스는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지녔다. 전철역까지 도보로 10분 거리인 데다 서울, 고양, 김포 등과 가깝다. 통일 이후 가능성도 무한하다. 과거 개성공단 근무자 직업교육센터 역할을 맡았는데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다시 그 역할을 할 것이다.
Q 급변하는 교육 환경 대응 준비는.
A 고민이 크다. 지금을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이 교육계에 주는 시사점은 지식 및 교육 내용과 방법 등이 빠르게 변한다는 점이다. 이미 교육에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이 도입됐고 앞으로 교육과정에서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인 챗GPT가 논문도 작성하는 시대가 아닌가. 세상이 빠르게 바뀌니 학교가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도 변하고 있다.
칠판을 두고 하는 이론 중심의 강의로는 세상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온라인으로 토론과 대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급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교수들과 교육혁신 TF를 구성했다. 이미 논의를 시작했고 연내 상당한 혁신을 이루려고 한다.
Q 학령인구 절벽시대다. 두원공대의 해법은.
A 두 가지 전략을 함께 추진 중이다. 그중 하나가 학령기 학생만이 아니라 성인 학습자에 대한 평생직업교육기관을 모색하는 것이다. 기업과 협약해 재직자를 신입생으로 받아들여 특정 과목과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것이다. 산업체 위탁교육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다. 중국과 베트남 등이 한국과 비슷한 경제발전전략을 취하고 있다.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도 제조업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한국은 이들에게 롤모델이다. 이들 나라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오길 원한다. 한국 가요와 영화, 드라마 등 소위 한류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두원공대는 실력있는 교수진과 교육시설 등을 갖춰 공업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점이 있어 전문대지만 유학생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고 본다.
Q 지역사회와의 협력은.
A 대학이 안성과 파주 등에 있다고 안성·파주시하고만 관계하는 건 아니다. 지역사회는 대학 소재지만 의미하진 않는다.
안성캠퍼스 주변에는 수원, 여주, 오산, 용인, 이천, 평택, 화성이 있다. 파주캠퍼스는 서울 은평·마포구, 고양·김포·부천·파주 등 서울과 경기 서북부권역과 접해 있다. 이런 권역이 소위 학교가 말하는 지역사회다.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을 함께 협의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중소기업 직업사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고교 졸업 후 두원공대에 입학해 특정 전공학과에서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해 관련 기업에 바로 취업하는 것이다. 이런 사업이 많다. 기업과의 연계 못지않게 인근 대학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총장으로서 이런 역할을 많이 담당하려고 한다.
Q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혹자는 대학이 현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소멸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학교가 굉장히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과거에는 교육자 중심이었다면 이젠 학습자가 중심이다. 학습자에게 잘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학습자가 세상을 살아가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두원공대가 가장 적합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들이 두원공대의 변화를 신뢰하고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드린다.
교직원에겐 학생을 섬기는 자세를 갖고 학생이 주인으로 만족할 때까지 변화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 재학생에겐 학교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조언과 질책을 하면서 변화에 앞장서 줬으면 한다. 학생이 변화에 동참하면 두원공대가 한국에 꼭 필요한 학습서비스 기관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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