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지명이 있다. 초막골이 딱 그렇다. 경기도내에만 네 곳이다.
안성시 일죽면에도, 광주시 도척면에도, 화성시 목동에도, 그리고 군포시 수리동에도 있다. 한자로 표기하면 ‘草幕’이다. 볏짚으로 이은 막사라는 뜻이다.
군포시 수리동의 초막골은 수리산 자락에 있다. 그 웅장한 산봉우리가 울타리처럼 감싸 안은 모양새다. 땅거미가 지면 어둠도 발품을 멈추고 쉬어 가는 곳이다. 그때 놀라운 광경이 연출된다. 이방인을 설레게 하는 불꽃의 향연이 펼쳐져서다. 축제의 배우는 반딧불이다. 근사하다.
이곳에 생태공원이 조성됐다. 지난 2016년 7월이었다. 행정지명으로 초막골길 216번지 일원이고, 면적은 56만1천500㎡ 정도다. 도심 속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수리산의 물길과 바람길이 연결되고 수리산도립공원, 철쭉공원 등과 생태네트워크를 이룬다. 생태공원은 자연을 보호·유지하면서 자연학습 및 관찰 등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이다.
해당 생태공원이 문을 연 지 5년 만에 반딧불이가 출현했다. 늦반딧불이 족속이다. 시는 서식환경 관리와 함께 개체수 증가를 위한 복원사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수리산자연학교 등에 의해 애반디 및 늦반디가 각각 20여마리씩 관찰됐다. 시는 애벌레를 포함한 개체수가 이보다 100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는 수리산자연학교 등 시민단체와 반딧불이 보전 및 복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반딧불이 생육환경을 위해 반디 출현 지역에 산책로 조명을 부분 소등하고 자원봉사자 60여명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반딧불이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애반디 유충 2천마리를 방사했다. 반딧불이를 초막골 생태공원 깃대종(Flagship Species)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초막골생태공원이 반딧불이의 영토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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