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절규에 지역 정치권 움직인다 ['만년제' 늪에 빠진 주민들. 完]

지역 정치권 여야 가리지 않고 한마음 “주민 목소리 귀 기울여 대책마련 최선”
전문가 “적극 투자로 상생 방안 찾고... 규제 완화는 국민적 합의와 판단 중요”

만년제. 경기일보DB

 

만년제 인근 주민들이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자 화성지역 정치권도 이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문화재 보호라는 이유로 수십 년째 재산상 피해를 감수한 주민들의 상실감을 보상하는 동시에 종합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만년제 인근 주민들은 지난 1월19일 정명근 화성시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주민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만년제 개발 및 복원 사업 추진을 요청했다. 

 

주민 대표로 이름을 올린 김동양씨(70)는 “만년제로 인해 오랜 시간 일상생활과 재산권 행사 등에 어려움을 겪은 주민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면 향후 만년제 인근이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 시장은 “화성을 대표하는 문화재 만년제와 지역 발전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도록 최대한 주민과 협력할 것”이라며 “화성 도시 위상에 맞는 명소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김씨는 권칠승 국회의원(화성병)에게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보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문화재는 혐오의 대상이 아닌 주민과 상생하는 자산”이라며 “전문가와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소통한다면 만년제를 둘러싼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 측 관계자는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회의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 주민과 만나 다양한 제안 등을 할 계획”이라며 “특히 이달 열리는 당정협의에서 논의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도의원과 시의원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역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회철 경기도의원(민주당·화성6)은 “지역 주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광역의원의 역할”이라며 “주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소통에 힘쓰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박진섭 화성시의원(국민의힘·바선거구)도 “만년제는 분명 가치가 굉장히 높은 문화유산이다. 다만 만년제 인근 주민들은 문화재로 인해 재산권을 침해 받는 등 많은 불편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주민이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만년제. 경기일보DB

 

전문가들은 만년제를 둘러싼 각종 논란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치권과 함께 경기도와 화성시 역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기도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최홍규 경기사학회장은 “만년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방치한 도와 시의 행정적인 아쉬움이 크다. 문화재를 지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 고민했어야 했는데 부족한 게 많았다”며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투자 등으로 문화재와 주민 모두를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년제는 정조시대의 민본정신을 보여주는 유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지만 현 시대의 민생도 중요하다”며 “변화된 시점의 시민 입장도 고려해 초라해진 문화재를 잘 가꾸고, 주민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 보호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와 판단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문화재에 대한 정책은 예전의 정신에 머물러 있다”며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일률적인 문화재 주변 보호 규칙을, 문화재의 중요성에 따라 조정을 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문화재 지정으로 재산 피해 등을 보는 사람에겐 혜택과 보상을 줘야 한다. 문화재 지정에만 신경 쓰던 때에서 나아가 문화재 주변 주민도 생각하는 환경이 이제는 만들어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