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언제 생겼고 수협은 언제 생겼을까. 궁금하던 차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1961년과 1962년 창립된 걸로 알려져 있다. 환갑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임을 금방 알 수 있다. 흔히 60세를 이순(耳順)이라고 한다.
귀가 순해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불혹(不惑)과 지천명(知天命)을 거쳐 60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경지에 도달한다고 한다. 그동안 조합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대내외적인 발전을 거듭했고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선거 환경만큼은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듯해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울 뿐이다.
어렸을 적 벼농사를 짓던 시골 부모님이 생각나는 하루다. 농협에서 판매하는 비료 등을 구입해 구릿빛 얼굴로 땀을 겉옷 삼아 농사를 지었다. 늦가을엔 수확한 농작물을 볕에 말린 후 시장으로 아니면 농협 수매창고로 실어 날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현재 우리 생활 주변은 어떨까. 농협에 들러 쌀독에 채울 쌀과 찬거리인 채소를 사야 한다. 국거리로 일품인 한우나 돼지고기 등은 축협에 들러야 제맛이다. 각종 모임이나 바닷가 여행 시에는 생선회를 찾아 수협공판장을 찾는다. 이렇듯 조합은 우리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동반자로서 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다.
후보자와 조합원 여러분. 오는 8일은 선관위가 위탁받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조합장선거가 있는 날이다. 올해 3회째로 그간 돈선거가 일부 근절되고 선거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여론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아름다운 선거문화를 지킬 수 있을까. 다 함께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
후보자는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의 종사자가 피와 땀으로 일궈 놓은 조합의 자존심을 지켜 주길 바란다. 금품이나 향응 제공 등 돈선거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조합과 조합원을 위한 당당한 정책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그렇다면 조합원은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럴리 없겠지만 선물을 제공 받는다거나 관광을 시켜 준다는 제의가 있을 땐 과감히 뿌리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더불어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살핀 후 투표소로 향해야 한다. 부디 이번 선거가 올곧게 치러지고 유능한 조합장이 선출돼 ‘함께하는 100년 조합’의 목적지까지 순항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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