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질환 '편두통'.
흔한 증상이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는 수준임에도 이를 무시했다간 큰코다치기 쉽상이다.
편두통은 방치할 경우 오랜 기간 고통받거나 우울감을 호소하게 된다.
서울대 신경과 이미지 교수와 편두통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을 알아봤다.
◆ 이 증상 있다면, '편두통'
일반적으로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아픈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잘못된 정의다.
원인 없이 두통이 발생하는 질환을 '일차 두통 질환'이라고 하는데, 일차 두통 중 가장 중요한 질환이 편두통이다.
일상생활 또는 업무에 불편을 끼칠 정도로 상당히 심한 두통이 한나절 이상 지속, 최대 3일 안에 스스로 좋아진다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심장이 뛰는 듯한 박동성 통증이 특징적이지만, 찌르거나 조이고 욱신거리는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울렁거림,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빛이나 소리에 민감해질 수 있다. 움직이기만 해도 골이 흔들리 듯 악화되는 특징이 있어 누워만 있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편두통 진단은 기본적으로 문진을 통해 내린다. 다른 원인의 두통과 감별하기 위해 뇌 영상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일으키는 편두통성 두통이 발생하고 매번마다 4~72시간 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5번 이상' 했다면, 이는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 편두통 유발하는 뇌 체질, 따로 있다?
환경과 신체 변화에 민감한 '편두통성 뇌'는 따로 있다. 인구의 약 10~15%가 편두통을 유발하는 뇌를 갖고 태어난다.
편두통성 뇌는 일반적인 뇌보다 활동성이 높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며, 뇌가 쉬지 않고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처리한다. 외부환경과 신체 내부를 감시하며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한다.
일례로 본인이 의식하지 못함에도 날씨·게절·기온·습도 등 변화, 불빛·소리, 냄새, 스트레스, 식사 혹은 수면 등 생활 습관이 불규칙해지거나 부족 또는 과잉한 상태를 빠르게 감지해 뇌 활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를 감지·반응하는 것은 과민반응이 아닌 정상적 생존 반응이지만, 편두통 환자는 모든 신호를 놓치지 않고 감지·반응해 이러한 뇌 활동이 과잉해질 때가 있다.
뇌의 과활성이 일어나면 뇌에서 이상 신호가 퍼지고 연쇄적으로 뇌막 혈관과 신경들이 복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두통이 발생한다.
◆ 편두통의 전구증상과 조짐
편두통은 보통 전구기-조짐-두통기-후구기 4단계로 진행된다.
두통 시작 전 전구증상과조짐이 진단에 도움이 될 때가 많아 이를 잘 살펴야 한다. 전구 증상에는 피로감, 무기력, 집중력 저하, 목덜미 뻣뻣함, 식욕 변화, 예민함 등이 있다. 편두통 발생 2~48시간 전 주로 발생하며 편두통 환자의 약 80%에서 나타난다.
편두통 조짐은 편두통 시작과 동시에 또는 시작 직전에 발생하는 증상이다. 시야 일부가 흐려지거나 일렁거리는 시각 조짐, 입술과 손끝 감각이 무뎌지고 저리는 감각 조짐 등이 있다.
◆ 편두통 예방위한 생활 습관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수면, 기상, 식사, 운동 등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또한 카페인이나 가한 시각 자극 등 뇌의 과활성을 유발하는 상황은 피하는 게 좋다. 본인의 편두통 유발 인자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상황을 피한다면 편두통성 두통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 편두통 치료는
편효과적인 편두통 치료를 위해선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를 병행한다.
급성기치료는 두통 시작 후 두통과 동반 증상을 멈추거나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단 편두통이 시작되면 진통 목적의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를 신속히 복용하고 휴식을 취하며 증상이 악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편두통은 일반 진통제로도 치료 가능하지만, 중등도 강도 이상 편두통은 확장된 뇌혈관을 수축시키는 '트립탄(Triptan)계 약물' 등 전문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최근엔 혈관수축 작용이 없는 '디탄(Ditan)계 약물'이 국내 출시됐고, ‘게판트(Gepant, CGRP1) 대항제)계 약물’도 FDA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출시 예정이다.
전자약, 즉 의료기기를 통한 신경 조절 치료도 국내에서 가능하다.
치료 시 유의할 점도 있다.
진통 목적의 급성기 약물 사용을 한 달에 10회 이상 자주 할 땐 만성 편두통, 약물과용 두통 등 합병증성 두통으로 변형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두통 빈도가 너무 잦거나 두통 강도가 심해 급성기약물로 해결이 잘 안되면, 두통 발생 빈도 및 강도를 줄여주는 예방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예방치료에는 항우울제, 항뇌전증약,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등 약물이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꾸준히 수개월 이상 먹으며 치료 효과를 지켜보기 때문에 단기간에는 효과를 느끼지 못할 수 있어 환자 본인이 속단해 약물을 중단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가급적 담당 의사와 상의하며 장기적인 치료를 이어나가 예방치료에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좋다.
한편 편두통 중 만성 편두통이라고 하는 특별한 아형에는 보톡스를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보톡스는 흔히 주름 개선용 주사라고 알려져 있지만, 편두통을 유발하는 근육 및 신경 부위에 보톡스를 약 31군데 이상 주사하면 보톡스 주사 성분이 신경 말단으로 들어가 통증 전달 물질들을 차단한다.
최근엔 항CGRP 항체 주사가 개발돼 국내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주사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효과가 탁월해 편두통 치료 패러다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예방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편두통에도 효과가 증명되어 있어,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편두통으로 인한 두통이 잦아지고 만성화되면 치료가 더욱 어렵고, 더러는 편두통처럼 보이지만 위험한 원인이 숨어있는 경우도 있다"며 "증상이 있을 시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으시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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