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작년 정비공사했지만... 50M 길이 수목터널 등 통행 방해 과거 민원 잔재… 혈세 낭비 지적... “예산 문제로 추후 재정비 예정”
“공원에 올 때마다 진흙 투성이어서 걸어다니기 너무 불편해요.”
19일 오후 1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미추홀공원. 산책로를 흙길로 조성한 이 곳은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진흙 투성이 상태였다. 주변이 나무가 가득한 음지여서 젖은 흙길이 잘 마르지 않는 탓이다. 게다가 산책로 곳곳에는 물까지 고여 있어 주민들은 임시방편으로 깔아놓은 좁은 보행매트 위로만 발걸음을 재촉했다.
또 이 공원 산책로에 설치한 50m 길이의 수목터널도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긴 마찬가지다. 수목터널이 보행로 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설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터널 안전철망 옆 틈 사이로 뾰족한 나뭇가지들이 보행로 방향을 향해 곳곳에 튀어나와 있어 시민 안전을 위협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지난 2010년의 태풍 ‘곤파스’ 강풍에 쓰러진 소나무들이 여전히 주변에 즐비하게 방치된 채 아직도 방치 중이었다. 이 중 한 그루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초정 팔작지붕에 닿을 듯 기울어져 있어 곧 부딪힐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한승연양(10)은 “기분좋게 산책을 하러 찾은 공원에만 오면 오히려 긴장이 된다”며 “얼마 전에도 진흙길이 미끄러워 넘어져 다칠뻔 했다”고 불안해 했다.
20억원을 들여 새단장한 ‘미추홀공원’이 여전히 시민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는 등 과거 제기됐었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다.
인천경제청과 인천시설공단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6~12월 공원에 보행 수변데크와 표지판, 쉼터 등을 만들고 산책로 일부를 재포장하는 ‘미추홀공원 활성화 정비공사’를 했다. 공원에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노후 시설을 재정비하기 위해 진행된 공사다.
하지만 이 공원에는 주민들이 고질적으로 제기한 민원이 그대로 남아있다. 앞서 주민들은 진흙탕 산책로를 개선하고 포도나무 수목터널을 없애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이번 ‘미추홀공원 활성화 정비공사’를 하면서 흙길 절반 정도만 마사토로 덮었다. 또 처음 1천800만원을 들인 수목터널은 재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추후 철거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민들은 흙길 전체를 정비하고 수목터널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7일 유정복 인천시장의 연수구 방문 때도 이 같은 요구를 전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시급한 산책로부터 개선한 것이고, 앞으로 재정비를 해 나갈 예정”이라며 “수목터널은 올 상반기 안으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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