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 운영하면 손해”… 경기도 구내식당 줄폐업 [현장, 그곳&]

인건비 등 상승에 운영 불가능, 수익성 문제… 입점 업체 없어
구내식당 2년 사이 10% 감소... 전문가 “경제부담 완화 절실”

20일 의왕시중앙도서관 매점 출입문에 식당 운영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강준기자

 

20일 오전 11시께 과천시 별양동의 과천교육도서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내식당이 있던 도서관 1층 한 켠은 간단히 취식만 할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음식을 조리하던 주방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코로나19 예방 가림막이 세워진 식탁과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과천교육도서관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하던 A 업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도서관 이용자 수 감소와 치솟는 물가 탓에 지난 5월께 운영을 중단했다. 식당이 운영을 멈추면서 주변에 설치돼 있던 음료 자판기들도 하나 둘씩 사라졌다.

 

이곳에서 다시 구내식당이 운영될 가능성은 없다는 게 과천교육도서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익성 문제로 식당 입점을 원하는 업체들이 없어서다. 과천교육도서관은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다른 업종의 점포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같은 날 의왕시중앙도서관. 지난 2021년까지 구내식당이 운영되던 자리에는 현재 매점만 남아 있었다. 가져온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던 이승곤씨(가명·70)는 “구내식당이 있었을 때는 저렴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었는데 외부 식당은 너무 비싸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있다”며 “식당이 사라지니 끼니 때우기가 곤욕”이라고 토로했다.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물가가 폭등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던 도서관 구내식당이 수익성 문제와 코로나19 이후 수요 감소 등으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날 본보가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서 ‘100대 생활업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도내에 있는 구내식당은 2020년 5천36곳에서 2021년 4천956곳, 2022년 4천485곳으로 등으로 2년 사이 10% 넘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로 구내식당들의 폐업이 한층 가속화된 모습이다.

 

한 구내식당 전문업체 관계자는 “구내식당의 폐업이 가속화되면서 입점할 업체를 찾는 기관이나 기업들이 최근 급격히 늘어났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더해 물가와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한 탓에 어떤 업체도 쉽게 입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연구원은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여파 등이 소비 위축으로 연결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인력, 금융, 임대료 등 비용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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