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 부설 향토문화硏, 문인 임영에 보낸 서신 등 고문서·문헌 분석 결과 발표… 창만리 주장 뒤집어 문화원 “문화재·인문학 관광상품 활용 가치 높아”
조선 중기 성리학자인 남계 박세채 선생(1631~1695)이 만년에 보낸 남계서당(주거지), 만성정(정자)의 위치가 파주시 파주읍 부곡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학계는 파주읍 창만리를 기정사실화했었다.
남계 선생은 율곡 이이 선생과 퇴계 이황 선생 등과 함께 문묘에 배향된 동국 18현 중 한 명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파주문화원 부설 향토문화연구소(소장 차문성)가 남계 선생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694년 임영(나주 임씨 창계 후손가 간찰)에게 보낸 서신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강릉 김씨 상서문’에 임영이 남계 선생의 문인이란 사실이 그 단서가 됐다. 남계서당 등의 위치가 문서상으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향토문화연구소는 이런 결과를 포함해 강릉 김씨 고문서 조사와 고문헌 조사(400점), 비지정 문화유산 조사(78개) 등의 성과를 29일 오후 운정행복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발표한다.
28일 파주문화원(원장 우관제)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부자 효자로 이름을 떨친 김성중 선생과 아들 김규 선생의 효행포상을 요청하는 내용의 ‘강릉 김씨 상서문’을 바탕으로 현장 조사한 결과 남계 선생의 만성정과 남계서당 등은 현재 파주읍 부곡리 인근 광탄교 아래쪽임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19세기 초 ‘관안(官案)’은 관원과 토지 전결수 등 국정실무집에 해당하는 문안(文案)으로 첫 장에는 종친부, 대군, 경모궁, 군, 도제조 등으로 시작하고 아래에는 경시관과 팔도어사를 적었다. 배접이 된 두꺼운 한지로 돼 있고 절첩본이며 40장이다. 길이가 392㎝에 이른다.
비지정 문화유산인 교하동 빙고재길 고인돌은 드물게 평지에서 발견됐는데 박선식 박사의 탁본 결과 파주에서 발견된 고인돌 중 가장 많은 43개의 굼(성혈·구멍)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성혈은 별자리나 성적 표현, 천문 등 주술적인 신앙을 나타낸다.
조선사대부 묘역 중 조희일 신도비(1701년)도 주목됐다. 신도비 하단에 작업에 참가한 경공장, 노비 이름이 추기(追記)된 것을 확인한 것이다. 왕실에선 부의나 석회, 관 외에도 석물, 석재, 석수, 각수 등 기술적 지원을 하기도 했는데 조희일 신도비에는 당시 비석 공역에 참여한 명단이 신도비에 추기된 점이 특징이다.
차문성 소장은 “파주시·시의회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목록화된 조사는 문화재로서의 높은 가치와 인문학 관광상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역사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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