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체육계가 향후 4년간 체육행정을 이끌 민선 2기 체육회장 선거 열기로 뜨겁다. 경기도와 인천시 등 광역체육회는 15일 치러지고, 시·군·구는 22일에 일제히 치른다. 정치로부터 체육의 분리와 체육의 전문성을 살린다는 취지로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지난 2020년 1월 민선 1기 선거 후 두 번째로, 2기부터는 4년 임기다.
▶2파전의 민선 2기 경기도체육회장 선거는 투표만을 남겨 놓았고, 31개 시·군 체육회는 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미 11명이 단수 후보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20곳은 복수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후보들의 득표를 위한 열정과는 달리 정작 체육인들은 우려가 앞선다.
▶민선제도 도입 취지와는 달리 민선 1기를 경험한 지방체육은 지난 6월 지방선거 후 정치 지형이 바뀌면서 오히려 더 정치 예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정부의 지원에 예산을 의존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이는 경기도의 경우 현역 회장 17명의 불출마와 지역마다 공공연하게 누가 지자체장 사람이라는 소문이 뒷받침되면서 무투표 당선자가 대거 나온 것에서 알 수 있다.
▶체육인들은 선거로 인해 지역 체육계가 분열되고, 민선화로 점점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부도덕하거나 행정능력이 부족한 일부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체육회장 선거가 정치인 대리전으로 변질되고, 정치권의 이전투구식 선거 행태를 답습하는 것도 문제다.
▶체육계에서는 ‘민선제도 무용론’과 ‘지자체장 겸직 회귀’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어차피 정해진 선거는 치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 4년 동안 지방체육의 발전이냐, 퇴보냐는 선거인단의 손에 달려 있다. 진정으로 체육을 위하고 걱정한다면 학연·지연 등 친분관계나 정치적 고려보다는 사심 없이 체육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대의원 선거인들의 선택에 지방체육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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