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월드컵 이변

1등하던 사람이 1등을 하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만년 꼴찌가 1등을 이긴다면.... 사람들은 이를 이변, 기적이라고 부른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고, 소수가 다수를 물리친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이변은 스포츠 세계에서 자주 일어난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다. 스포츠 중에서도 축구는 지구촌 최고 스포츠로 평가받고 있다. 축구의 규칙은 단순하다. 축구공 하나를 던져 주고 편을 가른 선수들이 일정 시간 내에 골대에 골을 많이 넣으면 승리한다. 이 같은 단순한 규칙은 스포츠에 관심 없는 이들도 쉽게 알 수 있다. 야구나 농구 규칙처럼 복잡하지도 않다. 그래서 가장 본능에 가까운 스포츠가 축구다. 축구 경기 중에서도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전 세계 지구촌을 열광시킨다. 올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첫 이변이 나왔다.

지난 22일 열린 월드컵 조별 리그 C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2 대 1로 이겼다. 사우디는 세계 랭킹 51위인 반면 아르헨티나는 세계 랭킹 3위로 국가대표 36경기 무패를 달려온 명실상부한 강팀이다. 사우디 정부가 이날 승리 다음 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고 하니 사우디는 이번 월드컵에서 그야말로 대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이 됐다.

대한민국도 월드컵에 이변을 연출한 팀으로 꼽힌다. 20년 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전통의 강호들을 누르고 4강 신화를 이룬 이변의 팀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은 하나 돼 열광했다. 축구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선사했다. 이런 대한민국이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 카타르 월드컵 첫 예선전을 치른다. 코로나19, 경제침체, 이태원 참사 등으로 우울한 대한민국. 2002년 기적처럼 대한민국 축구팀이 이변을 연출해 고달픈 국민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