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망포동 잠원초·용인 보정동 문정중 등 공동주택 공사 한창… 안전사고 위험 노출 관리 당국 道교육청, 교육환경평가도 안 해... 교육청 “예산·인력 부족… 현장 점검할 것”
도내 공사장 주변 학교 가보니…
“통학로는 좁아졌고 대형 트럭은 ‘쌩쌩’ 달립니다. 매일 매일의 등하굣길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16일 오전 8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망포동의 잠원초교 삼거리. 학교 맞은 편에선 망포지구공동주택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장부터 학교까지 이어지는 보행로 550여m엔 길을 따라 높은 펜스가 설치돼 있는 상태였고 이로 인해 통학로는 사람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아져 있었다. 또한 보도블럭은 곳곳에 파여 있어 등교를 하는 학생들이 고개를 숙이고 발 밑을 살피며 아슬하게 걸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매일 아침 딸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준다는 박윤아씨(42·가명)는 “가뜩이나 좁아진 통학로에 보도블럭까지 깨져있으니 혹여 아이가 다칠까봐 걱정 돼 매일 아침 등굣길에 함께 나서고 있다”며 “등교 후에도 딸이 ‘수업 중에도 공사소리가 들려서 수업에 방해된다’고 말하곤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찾은 용인, 화성, 군포 등 다른 공사 현장도 마찬가지.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 앞 신호등 앞엔 등교를 위해 문정중 학생 10여명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건너려는 학생들 앞에 덤프트럭이 ‘쌩쌩’ 달려 멈칫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됐다. 박진명군(15·가명)은 “원래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는데 자전거 바로 앞으로 트럭이 지나간 적이 있어 사고를 당할 뻔한 적이 있다”며 “이젠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트럭만 봐도 두려운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망포지구공동주택 신축공사 시공사인 A건설 측은 “지난 9월 교육청에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며 “아이들이 공사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내 대형 공사장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대형 공사 시 경기도교육청에선 교육환경평가를 통해 학생들 안전을 확보해야 하지만 관리 당국은 점검현황 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진행해야 할 도내 점검 대상 공사 건수는 196건이다. 이 중 이행 미점검·점검 여부 미확인 건수는 94건으로 드러났다. 절반가량(47.9%)이나 이행사항을 점검하지 않거나 점검 유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도교육청은 공사현장이 학교에서 200m 내에 인접해 있거나 공사 건물의 층수가 21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인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교육환경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착공 전인 곳도 있어 점검이 안된 곳도 있다”며 “현장 점검에 힘쓰고 있지만 공사 건수를 따라가기에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김은진기자·오민주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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