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현실로 닥친 트윈데믹

‘트윈데믹’(Twindemic). 쌍둥이란 뜻의 트윈(Twin)과 세계적 유행병을 의미하는 팬데믹(Pandemic)의 합성어다. 두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현상이다.

▶2020년 겨울부터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가 주춤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 독감에 대한 면역력이 낮아져서다. 그해 겨울 미국과 영국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1월 이스라엘, 미국, 브라질 등지에서 다시 보고됐다.

▶그 당시에도 트윈데믹은 본격화되진 않았다. 감염 비율도 낮았다. 두 감염병이 동시에 발생하면 의료체계에 혼란과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고위험군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독감 환자도 다시 늘고 있다.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6만명대로 올라섰다. 감염재생산지수도 확산 기준점인 ‘1’을 계속 넘어서면서 겨울철 재유행 초입에 들어섰다. 최근 일주일간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7.6명으로, 전주의 6.2명에서 22.6% 늘었다. 지난 겨울의 4.9명을 훌쩍 넘었다.

▶트윈데믹의 위기는 물론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도 코로나19 유행에 지쳐 가면서 백신 접종률이 6%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낮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고령층 등 건강 취약계층에겐 여전히 큰 위험 요인이라는 점이다.

▶최근 방역당국이 발표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에 따르면 70대와 80대 자연감염 항체 양성률은 각각 43.11%, 32.19%였다. 전체 평균 57.65%보다 낮다. 이 연령대는 그 대신 백신 접종을 통해 98~99%의 항체 양성률을 보였다. 보건 전문가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의 트라우마까지 겹쳐 이래저래 ‘삼중고(三重苦)’의 우울한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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