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임진강거북선Ⅱ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처음 만들었다는 명제(命題)는 더 이상 팩트가 아니다. 여러 문헌이 입증해주고 있다.

▶그동안 거북선 제작 시기는 16세기 후반에 맞춰졌었다. 임진왜란 발발 시점이 1592년이어서다. 전쟁 와중에 남해안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맹활약한 철갑선(鐵甲船)이라는 게 그동안의 정설이었다. ‘거북선=이순신 장군’ 등식이 성립된 지점이었다. ▶경기일보가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단초(端初)는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이었다. “태종 13년(1413년) 2월5일 임금이 임진나루를 지나다 거북선과 왜선이 서로 싸우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보다 180년 앞섰다.

▶임진나루는 조선 초기 거북선이 정박했던 곳이다. 파주시가 닻을 올렸다. 조선 최초 임진강거북선 실물 크기 건조를 내년 3월 시작해 2024년 말까지 완료키로 했다. 역사문화 콘텐츠로서 ‘원 소스 멀티 유즈’(원형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 방식으로 펼쳐진다. 임진강거북선 활용방향에 대한 관심도 그래서 뜨겁다.

▶앞서 파주시는 국내 거북선 설계 일인자인 중소조선연구원에 실시설계를 의뢰했다. 이후 조선 최초 임진강거북선 전장이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보다 약 6m 작은 61자(약 19m)에 용두가 설치된 중맹선(조선 군선·60명 승선)임을 최초로 재현했다. 실물 크기의 15분의 1 축소 모형도 제작해 임진각 내 한반도 평화생태관광센터에 공개 전시했다.

▶경기일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지상 좌담회를 마련해 각계 전문가의 견해를 들었다. 여기서 나온 의견들의 종착점(終着點)은 조선 최초 임진강 거북선의 브랜드 특정화·콘텐츠 방향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임진각에 임진강거북선을 복원·설치해 조선 최초 거북선의 상징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임진강거북선의 늠름한 역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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