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농민 “수향미 수매가 낮아…수매가 결정방식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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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화성시청 정문에서 화성시 농업인단체협의회 등 7개 단체 관계자 50여명이 화성시 명품쌀발전위원회의 수향미 수매가 결정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기현기자

화성지역 농민들이 올해 지역 쌀 브랜드 ‘수향미’ 수매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며 수매가 결정 방식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각 지역농협 이사회가 결정하던 쌀 수매가가 올해부터 위원회 결정으로 변경되면서 농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화성시농업인단체협의회 등 7개 단체 관계자 50여명은 7일 화성시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화성시 명품쌀발전위원회(위원회)의 수향미 수매가 결정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수향미’ 명품화를 목적으로 2019년 ‘화성시 특화쌀상생발전협의회’ 명칭으로 꾸려졌다. 주로 농협과 민간 RPC(미곡종합처리장) 등 계약재배 주체들로 구성됐다.

올해 3월 지역농협 11곳과 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한 뒤 법인화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고 최근 들어 정관을 바꿔 기존엔 없던 수매가 책정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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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화성시청 정문에서 화성시 농업인단체협의회 등 7개 단체 관계자 50여명이 화성시 명품쌀발전위원회의 수향미 수매가 결정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김기현기자

지난해까지 수매가는 각 지역농협 이사회가 결정해 왔다. 위원회는 올해 수향미 수매가를 지난해(40㎏당 7만4천500원)보다 4천500원 낮은 7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농민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농민들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연쇄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코로나19 등으로 농민들의 고통이 심각하다”며 “위원회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낮게 수매가를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위원회는 수매가 결정 당일에 정관을 개정하는 등 도의에 어긋나는 불법행위로 농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위원회가 법적 권한이 없는데도 독단적으로 수매가를 결정한 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위원회 농민참여율 50% 반영 ▲수향미 전용실시권 농민에게 전향 ▲전용실시권 80억원 전액 시 부담 ▲위원회 해체 및 농민 주도 재편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시와 위원회가 11일까지 해당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성시 명품쌀발전위원회 관계자는 “수향미 브랜드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같이 움직인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 법적 검토도 거쳤다. 다만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위원회에 농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위원회가 정관을 변경한 것을 두고 법적 타당성을 따져 보고 있다”며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화성=박수철·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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