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Goal)때리는 도전…제 삶의 원동력이죠.”
분명 방법과 과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꿈은 결국 이뤄진다. 물론 간절한 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안석근 화성시여성축구단 감독(51)이 대표적인 예다. 안 감독은 어릴 적부터 축구를 무척 좋아했다.
축구팀이 있는 대학교 교수 겸 감독을 꿈꿀 정도였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결국 목표를 선회, 지난 1994년 해병대 장교로 임관했다.
그리고 2004년. 그 어느 때보다 격정적이었던 10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군화를 벗어던졌다. 이후엔 강원관광대학교와 일반 건설회사 등을 전전했다.
2011년엔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자영업에 도전하게 됐다. 이 마저도 축구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스포츠 의류 사업이었다.
그러던 2015년 2월, 평소 알고 지내던 당시 화성시축구연합회장이 그에게 화성시여성축구단 감독직을 제안했다. 그토록 바라던 꿈을 간접적으로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안 감독은 주저했다. 본업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데다 화성시여성축구단 감독직이 무보수 명예직, 사실상 봉사에 해당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잠시 그는 감독직을 맡기로 결심했다. 늦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통해 기어코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열망이 크게 작용했다.
안 감독은 “지도자가 되지 못 한 것에 대한 미련은 늘 있었다”며 “사실 봉사이긴 하다. 그럼에도 막상 감독직을 맡고 나니 고민한 게 후회될 정도로 재밌고, 즐거웠다”고 전했다.
이런 마음으로 임무에 임하다 보니 저조했던 팀 성적도 자연스레 향상되는 등 긍정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실제로 화성시여성축구단은 안 감독 부임 이후인 2015년 11월 안성에서 열린 ‘제5회 안성맞춤컵 전국여성축구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뒤로 최근까지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구체적으론 총 13개 대회에서 입상 실적을 거뒀다. 그 중에서도 ▲2017년 제63회 경기도체육대회 ‘준우승’ ▲2022년 경기도지사기 어울림 축구대회 ‘우승 및 감독상’ ▲2022년 제11회 대통령기 전국 축구한마당 ‘우승 및 감독상’이 특히 두드러진다.
안 감독은 이 기세를 몰아 11월에 예정돼 있는 ‘제1회 행복이 넘치는 Yes 계룡 전국 여성축구대회’와 ‘2022년 경기도협회장기 동호인 축구대회’에도 나가 승전을 이끌 계획이다.
이처럼 그저 축구, 그리고 지도자가 좋다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7년여 간 아무런 대가 없이 봉사하고 있는 안 감독. 그런 그에게도 소박한 바람은 있었다.
안 감독은 “봉사는 자기가 싫어하면 절대 못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저는 이 감독직을 최대한 오래 맡으며 뿌듯함과 즐거움을 계속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마다 재능을 1개씩은 가지고 있다. 그 재능을 남을 위해 쓰면 그게 바로 봉사”라며 “그 예가 헌혈이다. 즉, 봉사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봉사를 하면 나도 행복하고, 타인도 행복하다”며 “이런 마음이 널리 전파돼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화성=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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