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발발이 박병화, 화성서 당장 떠나라”...학부모들 반발 확산

학교·원룸 밀집 봉담지역 학부모들, 촉구 기자회견
“사전 협의 없이 일방 결정… 강제 퇴거 요청”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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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9시30분께 화성시 봉담읍 수기리 박병화 주거지 앞에서 봉담지역 초·중학교 학부모 50여명이 권칠승 국회의원과 정명근 화성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박병화의 화성 거주를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기현기자

화성지역 학부모들이 ‘수원 발발이’ 박병화(39)의 화성 거주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봉담지역 초·중학교 학부모 50여명은 1일 오전 9시30분께 화성시 봉담읍 수기리 박병화 주거지 앞에서 권칠승 국회의원과 정명근 화성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박병화의 화성 거주를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유정 학부모회장은 “안 그래도 봉담은 연쇄 살인사건 트라우마가 있는 곳”이라며 “박병화 때문에 하루아침에 화성 봉담은 또다시 폭탄 맞은 듯 구멍이 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봉담에는 특히 노인과 여성,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만약 이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끔찍한 성범죄가 일어난다면 법무부는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박병화 거주지에 대한 사전 고지는 물론이고 시와 일체의 협의도 없었다”며 “봉담은 교육 밀집지역이다. 그러므로 박병화의 거주를 결사 반대하고, 퇴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박병화는 퇴거하라”, “법무부도 각성하라”, “아이 낳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명근 시장은 “박병화의 임대차계약이 기망에 의한 계약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래서 법적으로 강제 퇴거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안 된다면 명도소송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까지 우리 시민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며 “이곳에 초소를 만들어 경찰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24시간 감시체제를 구축하는 등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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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담지역 초·중학교 학부모 50여명은 1일 오전 9시30분 봉담읍 수기리 박병화 주거지 앞에서 권칠승 국회의원과 정명근 화성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박병화의 화성 거주를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 시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김기현기자

그럼에도 주민 불안은 여전한 상태다. 이곳 인근에 거주하는 문경숙씨(63·여)는 “주민들은 이제 어떻게 안심하고 사느냐”며 “어제부터 막 떨려 잠도 못 잔다”고 호소했다.

박병화 자택 주변에서 임대업을 하는 A씨(67)는 “볼일을 보다 보면 늦게 올 수도 있는데, 무서워서 어떻게 다니냐”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미 주소가 다 알려져 원룸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큰 타격”이라며 “불안해 죽겠는데, 생계까지 위협받게 생겼다”고 성토했다.

시는 이날 오후 수원보호관찰소에 사전 협의 없이 박병화가 봉담에 거주하게 된 것에 대해 항의하고, 향후 안전 대책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이와 함께 박병화 주거지 주변에 공무원을 배치해 그를 밀착 관찰하고, 경찰과 사회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주변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법적 검토를 바탕으로 임대차계약 해지와 강제 퇴거 등 대응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임종철 부시장을 팀장으로 하는 시민안전대응 태크스포스(TF)를 조직했다. TF는 ▲언론대응반 ▲주민안전대책반 ▲기관‧단체공동대응반 ▲법무지원반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박병화는 2002년 12월~2007년 10월 수원시 권선·영통구 등 빌라에 침입해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5년형을 선고받고 지난달 31일 만기 출소했다.

이후 곧바로 화성시 봉담읍 수기리 인근 원룸에 입주했다. 이곳은 수원대 후문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으로 도보로 3분 거리다.

이 일대에는 수원대말고도 협성대, 장안대, 수원과학대 등 대학교 3곳과 수기초가 있으며 1천5백여가구가 살고 있다.

화성=박수철·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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