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우주에서 어떤 물체가 지구로 날아와 충돌한다? 생각만 해도 공포스럽다. 물리학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엊그제 의미 있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 외신에 따르면 지구와 부딪치는 코스에 있는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켰다. 해당 소행성의 궤도를 바꿔 지구와의 부딪침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인류 최초의 지구 방어 실험이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성과다. ‘쌍(雙)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이라는 명칭이 부여됐다. 해당 우주선과 맞짱(?)을 뜬 소행성의 이름은 ‘다이모르포스’였다.
▶NASA 측은 “해당 우주선이 (소행성의 공전주기를) 11시간55분에서 11시간23분으로 단축시켰다”고 발표했다. 특히 공전주기 단축 시간은 당초 NASA가 추정한 10분보다 긴 32분으로 측정됐다. 11시간23분은 지구 방어를 위한 분수령이었다.
▶우주선이 부딪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의 크기는 지름 160m였다. 축구장 규모다. 다이모르포스는 그리스어로 쌍둥이를 뜻하는 디디모스를 11시간55분 주기로 공전한다. 앞서 연구진은 이번 충돌로 공전주기가 10분가량 짧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디디모스와 다이모르포스는 지구에 4천800만㎞ 이내로 접근하는 지구근접천체(NEO)로 분류된다. 하지만 지구와의 충돌 위험은 없었다.
▶6천600만년 전 공룡시대가 마감된 원인도 소행성과의 충돌이었다. 이 같은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전략은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우주선을 운동충격체로 활용해 충돌 코스 궤도를 바꿔 놓는 공정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사랑으로 똘똘 뭉쳐 소행성과의 충돌 위험에서 인류를 지켜야 합니다”. 불현듯 앨버트 해먼드가 1972년 발표했던 ‘For the peace of all mankind’의 노랫말이 귓전에 맴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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