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국내에 들어온 고려인들이 비자 문제로 취업 등에 제한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평택시민사회연대 담쟁이가 20일 평택시 공익활동센터에서 ‘끝나지 않은 유랑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을 주제로 개최한 토크쇼에서 김종홍 우크라이나선교사협의회 목사는 “전쟁을 피해 온 고려인들이 단기방문비자로 입국해 공식적인 취업은 물론 의료 혜택 등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김 목사는 이어 “가장 큰 문제는 6개월간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는다는 점으로 응급환자 발생 시 병원비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며 “6개월이 지나 지역가입자 자격을 획득해도 전쟁으로 가족관계 증빙서류를 준비할 수 없어 가족이어도 각자 14만7천원씩 보험료를 부담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평택에 와 있는 고려인을 대상으로 입국 후 3개월간만이라도 생존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글 교육 등 지역사회정착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크쇼에 참석한 고려인 이갈리나씨(63·여·평택시 포승읍)는 “무릎이 아파 다리가 불편하지만 아직 6개월이 지나지 않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일을 해 함께 온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가족에게 미안하고 슬프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평택시 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외국인은 3천623명으로 집계됐다. 불법체류자와 결혼이민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이보다 많은 수가 평택시 포승읍 등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택=안노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