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포지역 한 병원의 응급실을 찾은 보호자가 응급실 의료진의 보살핌에 큰 위로를 받아 감사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병원은 김포우리병원의 응급의료센터다.
지난 8월29일 오후 10시30분께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한 환자가 급하게 김포우리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의식이 없는 혼수 상태였다.
이날 병원 응급의료센터 의료진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환자는 이미 병환이 깊은 상태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보호자가 최선을 다한 응급실 의료진에 감사의 표시로 편지와 함께 간식을 선물했다.
보호자 A씨는 감사의 편지에서 “우리병원 응급실 8월29일 밤 11시 전후에 계셨던 의료진 모든 분들께 마음을 전한다”며 “긍휼함은 물론, 공감해 주시고 함께 도와주셨던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진정한 치료자이시고 진정한 의료진입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A씨는 “저희는 그날, 그 시간이 아빠의 마지막인지 몰랐다. 여느 때보다 응급실을 자주 가신다고만 인지했고 1인실로 입원해야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다”며 “처치실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끝까지 아빠가 이 땅에서의 마지막 시간임을 모르시도록 의료기구의 문제인 것처럼 새로 뜯고 새로 꺼내시며 어떻게든 처치해 주시려고 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그 정성과 마음이 너무 큰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A씨는 “이 땅에서의 사명을 다 이루고 천국으로 소천하신 우리 아빠. 의료진분들께서 마지막임을 아셨을 땐 자리를 피해주시는 그 배려에 정말 두 번 세 번 감사함을 느꼈다”며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아빠 대신 머랭 꽃다발로 마음을 전한다”고 감사의 편지를 줄였다.
이 같은 감사의 편지를 받은 의료진은 응급실 의료진으로서 당연한 일에 안타까움과 송구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의료진은 한목소리로 “고인의 평안한 안식을 위해 기도드리며 보내주신 감사함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환자 분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김포우리병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병원 노기철 응급의학과 응급의료센터장(48)은 “응급실은 숙련된 의료진에도 정서적인 부담이 반복되는 곳이다. 심한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 중 응급처치를 통해 증상이 호전돼 귀가하는 환자들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중증 증상으로 어쩔 수 없이 유명을 달리하는 환자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힘겹게 지켜보게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연 수간호사(52)는 “매번 반복되는 일상에도 어떻게 하면 환자들의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환자와 보호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듯한 의료진이 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게 된다”며 “정서적인 부담과 업무의 중압감, 지쳐 가는 일상에 기대하지 않았던 감사의 인사를 들으면 놀랍기도 하고 지역 주민들의 정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신솔지 주임간호사(31)는 “환자들과 보호자들께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신 보호자께 오히려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안전하고 행복한 응급센터를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사를 전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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