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에 방치된 녹슨 폐부품... 바닷물과 닿아 수질오염 우려 인근 폐유저장소 관리 지적도... 화성시 “이른 시일 내 조치”
“놀러 왔는데 불편한 마음만 드네요. 항구에 쓰레기가 이렇게 많아도 되나요”
18일 오후 4시께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 경기도 유일 국가어항이자 대표 관광어항답게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관광객들은 방파제 곳곳에 방치된 폐어구를 가리키며 끌탕했다. 방파제 초입 난간(항구 방향) 밑에 어선 폐부품(닻) 50여개가 마구잡이로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길이만 무려 100여m에 달했다. 이 폐부품들은 완전히 녹슨 상태였으며 일부엔 따개비가 덕지덕지 들러붙어 있었다.
그중 10여개의 폐부품은 바닷물과 맞닿아 있거나 완전히 잠겨 있어 수질오염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폐부품들 사이사이엔 폐타이어를 비롯해 물병, 부탄가스통, 스티로폼, 고무장갑, 술병, 일회용 숟가락 등이 가득 들어차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그중 5~6개는 주차장 화단도 점령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궁평항 수산물 직판장 앞 왕복 4차선 도로 화단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구 입구 기준 평택해양경찰서 화성출장소 방향 약 150m 구간엔 각종 쓰레기들이 난무했다.
냉장고, 싱크대 같은 가전·가구부터 이불, 스티로폼 및 고무 패널 20여장, 조개껍질 50여포대, 간장과 김양식용 활성처리제가 담겼던 통 17개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인근 궁평항 폐유저장소 앞엔 어선용 엔진오일과 유압작동유 통이 방치돼 있었는데, 그 밑으론 정체불명의 검은색 액체가 흘러나왔다.
이곳은 어업인들이 사용한 엔진오일(폐유)과 오일필터 등을 반납하는 곳으로, 경기남부수협 궁평항사업소가 관리 중이다.
관광객 임현규씨(62·안산시)는 “바닷물과 지속적으로 맞닿으면서 부식되면 환경도 오염될 텐데, 관리가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계속 점검을 해왔는데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궁평항은 지난 1991년 화옹지구 간척사업으로 사라진 주곡항, 장덕항, 용두항 등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2004년 어촌정주항으로 지정됐다가 2008년 국가어항으로 승격됐다. 소유자와 관리청 모두 해양수산부지만 실질적 관리는 관할 지자체인 화성시가 담당한다.
화성=박수철·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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