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거북선 원조 스토리 입고... ‘브랜드화’ 순항

거제 옥포해전지·사천 거북선 첫 출전...‘최초’ 타이틀 걸고 관광객 몰이 나서
세종 대마도정벌 참여 연구 바탕 등 파주시, 종합 분석... 브랜드화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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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옥포대첩기념공원에는 옥포 해전 당시 이순신 장군 유물 등이 있는 전시관, 기념탑 등이 조성돼 있다. 거제시 제공

파주시가 600년 전 조선 태종 13년(1413년)에 우리나라 거북선 역사상 처음으로 임진강에 등장했던 역사문화자원 ‘조선최초 임진강거북선’ 브랜드 특정화작업에 본격 나섰다. 1592년 임진왜란 때 해전에서 탁월한 전과를 올린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복원해 첫 출전지 및 이순신 장군 첫 승첩이라는 브랜드로 관광자원화에 나선 경남 거제시와 사천시 등 임진왜란 승전지들과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는 것이다. 박석문 파주시 문화교육국장은 “임진강거북선 브랜드 특정화 및 콘텐츠 활용방안 등에 대한 용역을 마무리했다”며 “타 지자체가 기존 16~18세기 활동했던 거북선을 복원한 데 비해 거북선 원형인 임진강거북선만이 보유한 역사적 비교우위와 수도권 이점, 강력한 스토리텔링 등을 종합해 브랜드와 이를 뒷받침하는 콘텐츠를 생산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장명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장은 “거제시는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전투해 승첩한 옥포해전지가 있고 사천시는 거북선의 첫 출전지였다”며 “모두 최초라는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탄탄하게 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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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사천거북선마을 입구, 사천거북선마을 체험관. 사천시 제공

■ 사천시, 임진왜란 때 거북선 첫 출전지를 브랜드로 내놓다

현재의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앞바다는 430년 전인 1592년 5월29일 이순신 장군이 창제한 거북선을 처음으로 참전시켜 왜선 15척을 깨뜨리고 불태웠던 사천해전 장소다. 역사학자들은 “이날은 향후 거북선 대활약의 예고편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천시는 사천해전 승리를 기념하는 이충무공 사천해전 승첩기념비를 선진리성(城) 내에 설치하며 관광자원화하고 있다. 사천시 관계자는 “임진왜란 당시 경상남도는 전승을 거둔 해전지로 역사적 평가를 받는 해역”이라며 “이 중 사천시는 거북선 첫 참전지로서 자부심이 남다르다. ‘사천거북선마을’ 조성도 첫 참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확대해 거북선 마을로는 최초라는 브랜드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임진왜란 첫 해전 승리를 브랜드화한 거제시

거제시 옥포2동 옥포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야트막한 동산에는 옥포대첩공원이 있다. 거제시가 1991년 12월 조성에 나서 5년 만인 1996년 6월 11만㎡ 규모로 완공한 승첩공원이다.

임진왜란 중인 1592년 5월7일(음력) 당시 전라좌수사였던 이순신 장군이 경상우수사 원균 장군과 공동작전을 펼쳐 옥포만에서 왜선 30척 중 26척을 궤멸했던 옥포해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임진왜란 당시 첫 해전 승리다. 여기에는 옥포해전 당시 이순신 장군 유물 등을 보관한 전시관을 비롯해 높이 30m 규모의 옥포대첩기념탑이 설치돼 있다.

정은주 거제시 주무관은 “지난 1957년 6월부터 옥포대승첩 기념제전을 처음으로 개최한 데 이어 지난 2019년부터 기념제전을 거제 옥포대첩축제로 변경해 옥포해전을 축제로 승화시키고 있다”며 “옥포해전이 임진왜란의 첫 승리이고 거제의 옥포만을 국내외에 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6월 60회 축제는 해설이 있는 옥포해전 탐방로드, 거북선이 참여한 옥포대첩 승전행차·옥포해전 재현 등이 주요 콘텐츠”라고 덧붙였다.

■ 조선최초 임진강거북선, 거북선 원형(조)에 초점을 맞춰라

파주시의 조선최초 임진강거북선 브랜드화와 관련해 국내 최고의 거북선 및 화포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채연석 박사(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는 “조선 태종(1413년) 거북선의 문헌자료(조선왕조실록)를 보면 임진강거북선은 왜구의 배와 충돌해도 안전할 정도로 튼튼하고, 화통를 탑재한 당시 병선인 중선 규모였던 거북선 원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조선시대 선박구조는 특성과 기술 일천 등 한계적 요인으로 기능과 크기만 차이일 뿐 100년 이상 전체적으로 형태 변화가 극심하지 않다”면서 “이순신 장군 거북선 형태와 기능, 구조 등을 감안할 때 180년 앞선 임진강거북선이 보인다. 파주시의 임진강거북선 브랜드 설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핵심 키워드”라고 조언했다.

이귀순 파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일부 거북선 연구자들은 조선최초 임진강거북선이 그 탁월한 전투력으로 세종 1년에 대마도 정벌에 참여했다는 연구논문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며 “연구가 진전돼 확증되면 임진강거북선은 조선최초는 물론 고려시대 조선 해안을 침탈했던 왜구 원점 타격을 위해 대마도를 정벌한 최초 거북선이라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를 종합 분석해 브랜드화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강승규 사천 거북선 마을 대표이사 “정부 지원 끊겼지만... 자족사업 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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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 400여명 머리 맞대 체험휴양마을 조성

조선수군체험·오토캠핑장 등 운영... 힐링 선사

“사천 거북선 마을은 5년 간 정부 지원에서 벗어나 시련을 이겨 내고 마을공동체 자족사업으로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강승규 사천 거북선 마을 대표이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2013~2017년 일몰사업으로 시행하던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인 용현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 종료에 앞서 주민들이 힘을 합쳐 준비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안경관 특화공간으로서 용현면의 금문리 등 마을 4곳을 묶어 실시된 이 사업은 정부 지원으로 권역센터 설립, 마을회관 태양광 및 CCTV 설치 등만 진행됐는데 한시적이고 지속성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사업 종료 후를 걱정하던 60~80대 400여명이 똘똘 뭉치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사업 종료를 한 해 앞 둔 2016년 사업 지속화를 위해 용현권역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자고 뜻을 모았고 이는 전국 최초 거북선 마을 탄생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마을 상징 로고로 거북선 ‘ㄱ’자형 용두의 직선 ‘1’은 거북선의 첫 참전 사천해전 승리, 거북선 등 5개 색깔의 물방울 모양으로 승리의 폭죽과 축하 등을 상징한다. 당시 경남에서 정부 지원을 받은 동일한 사업들은 모두 퇴장했지만 진화해 유일하게 살아 남은 게 사천 거북선 마을 모델이다.

강 대표이사는 “사업 종료 시점인 2017년 이후 단 한 푼의 지원도 없어 인건비조차 주지 못하는 시련 그 자체였다”면서 “2018년 농어촌체험마을로 선정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사천 거북선마을은 이때를 기점으로 이듬해 ‘거북선 타고 장군의 바다로’를 주제로 거북선마을 노을축제를 비롯해 2020년 농촌체험마을 운영 그리고 체험장 등을 만들어 임진왜란 당시 주먹밥 재현, 조선수군체험 등으로 알차게 꾸려가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강승규 대표이사는 “오토캠핑장, 풋살장, 해안공원 등도 운영하며 더 세분화하고 전어잡기 등 바다체험과 음식체험, 이순신리더십체험 등을 강화해 체험휴양마을로 감동과 힐링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거제·사천=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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