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의혹을 받는 성남FC 후원 기업들이 후원금을 내면 부지 용도가 변경되고, 광고를 하면 준공허가가 나는 등 오묘한 시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네이버와 두산건설은 건축허가도 받기 전 토지만 확보된 상황에서, 알파돔시티와 현대백화점은 공사 중인 상황에서 성남FC 후원이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거래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성남FC 후원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5년부터 2018년 기업들로부터 광고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각종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네이버는 희망살림을 통해 2015년 19억원, 2016년 20억원 등을 우회해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대가로 성남시가 네이버 제2사옥 건축허가를 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성남시는 '네이버 1784'에 대해 2016년 9월8일 건축허가를 내줬는데 네이버는 2015년부터 후원금을 냈다.
두산건설은 2015년 3억3천만원, 2016년 22억원, 2017년 22억원, 2018년 11억원 등을 후원했는데 성남시는 2015년 11월 정자동 부지에 대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켜 용도변경을 진행했다. 분당 두산타워는 2016년 10월4일 건축허가를 받았는데 두산건설은 2015년부터 후원금을 지급했다.
현대백화점은 준공 허가 및 민원 해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가운데 2015년 2억6천만원, 2016년 3억원 등의 후원금을 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015년 7월24일 준공되고 그해 8월21일 열었는데 준공이나 개점이 한참 남은 상황에서 광고를 진행했다는 점이 특혜를 받기 위한 대가성 후원금 지급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알파돔시티도 준공허가를 받기 위해 2015년 5억5천만원의 후원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알파리움 주상복합 건물은 2013년 4월23일 착공해 2015년 11월24일 준공됐는데 이 또한 준공일이 많이 남은 가운데 후원금을 낸 것에 대한 의혹이다.
국민의힘 안극수 성남시의원은 “건축물 준공까지는 오랜 기간이 남아 있고 영업을 할 수 없는 공사기간에 수십억원의 광고비를 성남FC가 챙긴 것인데 이를 누가 정상적인 거래라고 믿을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특혜 의혹을 받는 기업들은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해당 기업 외에도 농협, 차병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성남=이명관·안치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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