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Y는 연도(Year), K는 아라비아숫자 1천을 뜻하는 킬로(Kilo)의 첫 철자다.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류를 뜻한다.
▶20세기 말에 사용됐던 컴퓨터는 연도(年度)를 끝의 두 자릿수만 인식했다. 이 때문에 2000년이 되면 ‘00’으로 인식해 1900년과 혼동이 일어났다. 천년대(代) 오류란 의미에서 ‘밀레니엄 버그’라고도 불렀다.
▶같은 이름의 록밴드가 있었다. 고재근, 마쓰오 유이치, 마쓰오 코지 등 3인조로 구성된 한일 합동 다국적 그룹이었다. 1집 타이틀곡 ‘비련’으로 1999년 4월 데뷔했다. ‘헤어진 후에’도 사랑을 받았다. 한일 합작 록밴드라는 점과 꽃미남 친형제 등이라는 점도 독특했다. 2000년 서울 잠실에서 열린 한일 축구대표팀 친선경기에도 초대받아 공연했다.
▶최근 가요계에 Y2K 바람이 불고 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감성의 복고(復古)다. 엑소, 아이브, 뉴진스 등이 Y2K 감성을 자신들의 콘텐츠에 녹였다. 이전의 가요계 복고 감성이 1970년대와 1980년대 사이 유행한 디스코 장르의 음악과 의상 등이었던 점과 차별화된다.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엑소의 시우민이 있다. 그는 솔로 데뷔 음반 ‘브랜드 뉴(Brand New)’를 발매하면서 1990~2000년대 초반 음악감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했다. 걸그룹 트와이스도 가세했다. 미니 음반 ‘비트윈 원앤투(BETWEEN 1&2)’의 타이틀곡 ‘톡 댓 톡(Talk that Talk)’ 뮤직비디오를 통해 Y2K 영상미를 선보였다.
▶가요계 트렌드는 팬들과 그들이 구축한 팬덤에 의해 형성된다. 보통 10년을 주기로 바뀐다. 가요계는 1990년대 당시 10대들이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로 성장한 점이 맞아 떨어져 복고풍 스타일이 유행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나브로 20년 전 대중가요 정서가 부활하고 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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