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역동적인 도시 평택에서 강물과 숲에 둘러싸인 진정한 휴식공간을 만들겠습니다.”
평택시 팽성읍 일원에서 만난 미국 건축설계회사 ‘레이시오/SMDP’의 스콧 사버 수석디자이너 겸 대표이사(61)와 그레그 기슬리키 프로젝트 디자이너(55)는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8월26일 착공한 경기도 최초 5성급 호텔 ‘인터컨티넨탈 평택’을 설계했다. 이 호텔은 인터컨티넨탈 호텔스 그룹(IHG)과 ㈜세라핌디벨롬먼트가 조성 중이다. 오는 2025년 지하 4층~지상 9층, 연면적 8만7천300㎡, 244객실 규모로 문을 열 예정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설계 당시다. 이 인연을 바탕으로 SMDP를 설립 후에도 함께 세계를 누비며 여러 건물을 설계했다. 국내에선 일산 킨텍스,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서울중앙우체국,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인천 청라시티타워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이번에 두 사람은 인터컨티넨탈 평택을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 창조’란 콘셉트로 설계했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도심에서 벗어나 언덕 아래 호텔로 들어서면 자연에 둘러싸인 극적인 공간과 조우할 수 있도록 했다.
사버 대표이사는 “호텔이 들어서는 팽성읍은 안성천과 자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관이 있는 곳”이라며 “이 경관을 건축물 속으로 받아들여 자연 속 안식처 같은 공간이 되도록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 콘셉트를 바탕으로 인터컨티넨탈 평택은 고전주의 건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습으로 지어진다. 건물 기단부는 흙을 모티브로 황토색 석재를 사용한다. 그러면서도 내부엔 철재와 유리를 많이 사용해 현대적인 느낌을 살리고 일상 속 익숙함을 느끼도록 했다. 또 고전주의 양식 특유의 화려한 기둥과 코니스(처마 끝 장식)에서 장식미를 배제해 이용자가 건축물이 주는 웅장함에 압도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기슬리키 프로젝트 디자이너는 “외관은 세밀한 부분까지 주의를 기울여 역사 속 웅장했던 건축양식을 재해석, 편안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어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캠프 험프리스와 인접한 입지로 고도제한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층 건물 설계로 유명한 두 사람에게 고도제한은 창작의 걸림돌이었다. 고심 끝에 높낮이가 다른 지형의 층차를 활용키로 했다. 층차를 건물에 받아들여 동선에 변곡을 주는 방법으로 자연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지형의 특징을 살렸다.
현재 공사는 토목 준비 작업과 주변 기반시설 조성 착수 단계다. 두 사람은 “평택에 5성급 호텔이 들어서는 것을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불신은 2025년 호텔이 그랜드오픈하는 날 모두 해소될 것”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다년간의 여정을 거쳐 한국 호털업계에서도 쉽지 않은 인터컨티넨탈 브랜드 승격을 이뤄내 IHG와 계약을 마쳤고, 현재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하고자 최고의 전문가들이 열정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평택에 기여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평택=안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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