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호텔 쓰레기처리 1억 쏟는 양평군?...이번엔 형평성 논란

주택전파 지원금 1천600만원인데 1억 들여 폐 호텔 쓰레기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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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용문면 한 폐 호텔에서 내 놓은 쓰레기 수십t이 관광명소 물소리길에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황선주기자

양평군이 1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용문면의 한 폐 호텔에서 내 놓은 쓰레기 수십t을 처리키로 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10여년 간 운영이 중단돼 흉물로 전락한 폐 호텔에서 나온 쓰레기 수십t이 물소리길에 2개월 가까이 방치돼 물의(본보 27일자 1면)를 빚고 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수해로 주택이 전파돼도 지원금이 1천560만원에 불과한데 폐 호텔에서 나온 민간 쓰레기 처리에 억대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양평군에 따르면 군은 흑천 물소리5길 옆에 위치한 용문면 파라다이스호텔(용문로 164번길)이 흑천 교량 위와 물소리길에 내놓은 쓰레기 수십t을 처리하기로 했다.

군은 이를 위해 최근 단독 입찰을 통해 처리비용 9천400만원을 주기로 하고 폐기물 처리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쓰레기는 지난달 8일 내린 폭우로 흑천이 범람하면서 호텔 지하가 침수돼 발생했다.

당시 안에 있던 이불 용품, 골프백, 폐가구 등 수십t이 물에 젖자 호텔 지하를 빌려 쓰던 임차인은 해당 쓰레기를 흑천을 가로지르는 교량과 물소리길에 내놨다.

군은 해당 쓰레기가 수해로 인해 발생한 게 확인됐다며 군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선 재해로 주택이 전파되면 1천560만원, 반파되면 780만원, 침수되면 200만원 밖에 재난지원금을 주지 않는다며 군의 결정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한 주민은 “운영하지 않는 폐 호텔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치우는데 1억원을 투입하는 게 말이 되느나”며 “군은 피해를 입은 주민보다 폐 호텔이 더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주민은 “수해로 물에 젖은 물건을 내 놓으면 군이 다 처리해 주는 게 아니냐”며 “우리 집 쓰레기는 왜 안치워주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군의 결정에 대해 이견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직자는 “환경오염, 경관훼손 등이 우려되면 군이 쓰레기를 치울 수는 있다”면서도 “군이 처리한 뒤 비용은 구상권 청구 등을 통해 쓰레기를 버린 당사자에게서 회수하는 게 타당할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용문면 관계자는 “8월 집중호우 당시 범람한 물에 호텔이 침수된 게 확인됐다. 수해로 인해 쓰레기가 발생한 게 맞아 예산을 집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해당 호텔은 지난 1990년 7월10일 연면적 2만3천127㎡ 규모로 준공돼 영업을 시작했지만 10여년 전부터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양평=황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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