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방사능 우려 물품 증가

‘Radioactivity(방사능).’ 1970년대를 풍미했던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록음악의 제목이다. 독일 출신 밴드인 크래프트 베르크가 불렀다. 체르노빌 원전참사 경고가 메시지다.

▶이 노래의 제목인 방사능은 라듐, 우라늄, 토륨, 폴로늄 등의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할 때 발생한다. 방사선은 외부에서 원자핵에 에너지를 가하거나, 혹은 생성될 때부터 불안정한 상태에서 나온다.

▶방사선은 물질을 이온화시켜 강제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생물의 몸을 방사선이 구석구석 화학적으로 볶아 버린다. 끔찍하다. 인간을 비롯해 여러 동식물은 자연방사능에 피폭되고 있다. DNA 변형도 이뤄진다. 물론 자가수복기능을 통해 어느 정도까지는 예방할 수는 있다. 그러나 급진적이고 장기적인 화학변화가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

▶최근 5년 새 방사능 감시기가 설치되지 않은 공항·항만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방사능 검출 우려 물품 규모가 8천t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와 관세청 등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가 근거다.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방사능 감시기 미설치 공항·항만을 통해 수입된 방사능 우려 물품은 8천554t으로 집계됐다. 이들 물품은 감시기 미설치 공항·항만 22곳 가운데 5곳(공항 1곳·항만 4곳)을 통해 들어왔다.

▶품목별로는 재활용 고철(3천775t)과 목재(3천740t) 등이 가장 많았고 금속 스크랩(953t), 활석가루(85t) 등의 순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항과 항만 39곳 중 항만 15곳과 공항 2곳 등에만 방사능 감시기가 설치됐다는 점이다. 22곳은 사각지대다.

▶관련 당국은 추가적인 방사능 감시기 설치에 소극적이다. 모든 공항·항만에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하는 로드맵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제2의 체르노빌 원전참사가 우리 땅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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