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자극 운동 동시에… 관절 동작 능력 효과 UP 취약계층에 양질의 재활 의료 서비스 제공 기대
도의료원 이천병원, 지방의료원 첫 재활로봇 도입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년도 서비스로봇 실증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도의료원 이천병원은 지방의료원 최초로 보행 재활 로봇인 ▲모닝워크 S200 ▲로봇 재활치료 장비인 스마트 보드 ▲기립경사 로봇 알-봇을 지난 6~8월 도입했다. 지방의료원 최초로 재활로봇을 도입하면서 취약계층 등을 위한 재활치료에 공공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 환자 맞춤형 3단계 훈련 제공, 체계적 훈련…재활치료 성공률↑
최근 찾아간 경기도의료원 2층 재활센터에는 무릎 인공관절 장애를 안은 환자가 모닝워크 S200 장비를 이용해 재활 훈련을 하고 있었다. 환자는 허리와 발에 장치를 찬 채 숲 속 화면이 나오는 모니터를 보며 자신의 발걸음을 확인하고 움직임을 이어갔다. 이번 재활로봇 지원으로 도입된 모닝워크 S200은 보행능력 회복을 위해 발의 동작에 중점을 둔 로봇이다. 소아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연령층에서 재활치료를 할 수 있고, 뇌졸중, 뇌손상, 척수손상, 파킨슨 등 환자의 증상에 따라 맞춤 재활훈련이 가능하다. 강성준 재활치료실장은 “1대1 치료 시 15분가량 재활을 하는 게 최선이지만 30분 내내 올바른 보행 패턴으로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구”라며 “파킨슨병, 무릎 인공관절 등 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특히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는 기립 경사로봇 알-봇이 구비되어 있었다. 역시 이천병원에서 지원사업을 통해 들여온 이 장비는 기립자세 유지 및 보행훈련 시작 전에 사용가능한 재활로봇이다. 기존 재활에서 사용되고 있는 경사침대는 정적 기립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알-봇은 정적기립 훈련과 로봇 스텝퍼를 이용해 가동성 훈련, 기능적 전기자극을 이용한 집중적 감각 운동 자극 훈련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또 다른 장비 스마트 보드는 지난 6월 도입돼 상지 재활이 필요한 환자가 기능적 팔 뻗기를 하도록 돕는다. 어깨·팔꿈치 복합 관절의 조화로운 움직임 과 능동적 관절 가동 범위 향상을 통해 일상생활 동작의 수행 능력을 효과적으로 높이고자 개발된 상지 재활로봇이다. 인지 게임 등 20가지 이상의 게임을 흥미 유발해 환자의 치료 효율성을 높인다. 무엇보다 이러한 재활로봇은 기존에 재활치료사들이 1대1로 환자를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천병원은
장용운 물리치료사는 “로봇이 도와주는만큼 치료사들은 다른 치료에 더 집중 할 수 있게 됐다. 발을 세게 잘 밟는지 무릎이 잘 펴지는지 등 환자를 다각도로 더 세밀하게 살펴보고 자세를 교정해 줄 수 있게 돼 환자의 재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공공병원에 재활로봇 도입…비용 부담 낮춰 취약계층 의료 공공성 강화
재활로봇 실증 지원사업은 대학병원 등 국내 우수 활용기관에 의료재활로봇을 공급해 임상환경에 맞춘 로봇의 개선, 임상데이터 확보에 기여하는 게 목적이다. 도의료원 이천병원에 도입된 장비의 금액은 총 4억5천여만원에 달한다. 로봇산업진흥원에서 70%, 이천병원에서 자비 30%를 부담했다.
이번에 알-봇과 모닝워크, 스마트보드를 새로 도입하면서 기존에 있던 워킹레일을 더해 환자에게 맞춤형 3단계 훈련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게 됐다. 강성준 실장은 “환자 평가를 많이 할 수 있고 기능적 향상에 도구들이 크게 도움 된다. 컨퍼런스를 통해 일대일 치료뿐만 아니라 팀이 움직여 환자를 대상으로 어떤 점이 좋아지고 어떤 점이 좋지 않은지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치의와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공공보건의료팀이 한 팀이 되어 환자를 평가하고 기능적 회복에 힘쓰는 이천병원의 재활포괄적 재활치료에 더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재활로봇이 도입된 이천병원이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공공성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천병원은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경제적 약자에게 의료비 경감 혜택 및 다양한 복지정책을 제공하는 지역책임의료기관인만큼 로봇 재활치료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던 환자에게 양질의 재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천병원은 이번 장비 도입과 더불어 이천시의 유일한 재활센터로 재활치료 접근이 어려웠던 지역 주민 등을 위한 다양한 재활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재활치료가 이뤄지는 공간을 독립시켜 언어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현재 장비를 신청해 내년에는 심장 재활치료를 선보인다.
이문형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장은 “재활로봇 도입을 통해 로봇재활센터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재활사업을 진행하는 타 의료 취약지에도 재활로봇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길 바란다”면서 “이로써 공공의료체계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박율현 재활의학과장
“지역 공공병원, 로봇치료 도입 확대 기대”
지방의료원 중 최초로 재활로봇을 들이는 데는 박율현 도의료원 이천병원 재활의학과장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박 과장은 로봇산업진흥원에 '지역책임의료기관의 상하지 재활로봇 도입을 통한 재활로봇 실증 및 시장 활성화'를 제안해 2022년 서비스로봇 활용 실증사업을 따냈다.
그동안 전국 의료원 중 보행로봇이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공공병원 특성상 수익을 추구하지 않다보니 병원 자체 재원이 부족하고, 국도비 지원을 통해 장비를 구입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민간병원에서 로봇재활이 일반화 되어도 지방의료원에 도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다.
이에 박 과장은 방향을 틀어 지난해부터 로봇산업진흥원의 사업 공모를 준비해 신청했고 3대의 재활로봇 장비를 모두 승인 받았다.
박 과장은 “웬만한 대학병원과 요양병원에는 이미 재활로봇이 도입돼 있지만 의료취약 계층 등이 양질의 재활치료를 받는데 필수적인 공공병원에 장비가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면서 “로봇산업진흥원에서 의료원의 중요성을 고려해주셨는지 3대가 모두 승인이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활로봇은 환자들의 재활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과장은 “의존적 치료를 할 때는 치료사 한 명은 환자의 한 발 한 발을 붙들고, 또 다른 치료사가 붙잡고 치료하는 등 3명가량이 환자 한 명을 케어해야 하지만, 인건비를 생각하면 이게 다 구현되지 못해 환자들의 기능치료를 완벽히 하기 어려웠다”면서 “또 치료사가 환자를 30분을 치료해도 100걸음이나 50걸음 정도밖에 대응할 수 없었지만 로봇을 활용하면 900걸음을 걸을 수 있으니 다리 근력과 뇌 가소성을 가동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천병원의 재활로봇 도입이 지역재활네트워크 로봇치료연계망을 구축하고, 유관기관 로봇치료 도입, 타의료원 로봇도입 확대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과장은 “급여가 적용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환자들에게 양질의 재활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의료인으로서 가장 뿌듯하다”며 “그동안 지방의료원에서는 거의 불가능했지만 이번 우리 사례를 통해 타 지방병원에서도 공모사업 등을 통해 도입을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공공의료원으로 도입이 조금 더 확대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재활로봇에 대한 임상 연구는 시작한 상태이며 장애인 복지관 노인복지관 등에도 설명회 하고 필요하면 치료 받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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