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구부정하거나 삐딱하면 척추가 받는 하중은 배 이상 허리·엉덩이 통증땐 의심을...방치하면 만성 디스크 불러
진료를 볼 때면 허리디스크로 인해 통증을 호소하는 30대 직장인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허리 통증으로 대표되는 허리디스크는 척추가 자연스럽게 노화되면서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돼왔지만 언젠가부터 나이를 불문하고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질환이 됐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여러 원인에 의해 손상돼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요추 추간판탈출증이라고도 불린다. 나이를 먹으면서 노화로 인해 허리디스크가 생길 수 있지만 젊은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평소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30대 직장인의 하루를 들어보면, 하루 종일 긴장된 상태로 앉아서 업무를 하고 퇴근 후에는 컴퓨터 앞에 구부정하게 앉아 온라인 게임을 즐기거나 소파에 기대어 TV를 보고 잠이 드는 것이 일상이다.
이러한 날이 반복된다면 허리에 굉장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앉아있는 자세 자체가 허리에 부담이 되는데 심지어 자세가 구부정하거나 삐딱하다면 척추가 받는 하중은 배 이상이 된다.
잘못된 자세는 허리디스크의 가장 큰 원인이다. 바르게 앉은 자세는 누워 있는 자세보다 디스크에 4배 이상의 압력이 가해지고 구부정하게 앉았을 때에는 압력이 10배까지 증가한다. 나쁜 자세가 반복되면 척추에 압력이 가해져 작은 손상이 척추에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결국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젊은층일수록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허리나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고 다리의 근력이 감퇴되거나 저리는 증상이 있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허리 통증이 2~3개월 이상 계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로도 충분히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안타깝게도 허리디스크를 일시적인 허리 통증으로 여기고 테이핑이나 파스로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증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만성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디스크로 인해 통증이 계속되거나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해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수술적 치료를 피할 수 없다.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척추내시경을 이용해 문제가 있는 부위(디스크)나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를 제거하면 통증이나 저림 등의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척추내시경수술은 절개를 최소화, 출혈이 적고 전신마취 대신 척추마취로 수술이 가능해 마취 부담이 적다. 또한 절개술에 비해 입원 기간이 짧고 빠른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
허리디스크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다.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허리디스크로 인한 수술은 피할 수 있다. 바른 자세로 앉아 있을 때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최대 30%가량 줄어든다.
또한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은 허리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틈틈이 몸을 일으켜 자주 움직이고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허리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김태현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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