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댐

image
김재윤 K-water 한강유역관리처장

어느덧 더위가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다. 역대 최고 전력수요를 기록한 7월의 폭염과 열대야가 땅을 갈라놓았다면, 8월에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등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있다. 점점 심해지는 기후변화는 일상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뉴노멀’이 되었다.

실제로 최근 전 세계가 유례없는 이상기후로 인하여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2020년 중부지방의 집중호우가 있었고, 바로 다음해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가뭄을 겪었다. 따라서 물을 활용하는 능력인 이수(利水)와 홍수 등의 피해를 막는 치수(治水)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국가의 이·치수 능력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 시설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댐일 것이다. 댐은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로 분류되는데 다목적댐이 대표적이다. 다목적댐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의 목적하에 건설된 댐으로, 용수공급, 홍수조절 및 수력발전 등의 역할을 한다.

한강수계의 다목적댐으로는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이 오늘날까지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인 소양강댐과 4대강 유역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된 충주댐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크다. 이런 다목적댐들은 용수 공급 역할과 함께 재해로부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꾸준히 해주고 있는 댐들이 어느덧 준공된 지 길게는 수십 년이 되어간다. 최근의 물관리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제 댐은 단순히 이·치수 만을 목적으로 하는 구조물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자산이며 고부가가치를 지닌 랜드마크로써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

K-water는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댐의 효용 가치를 증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댐의 기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은 물론, 댐 및 주변공간을 문화, 예술, 관광 등의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특히, 국내 최대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은 내년에 준공 50주년을 맞이하여 댐이 지닌 기존의 가치를 넘어 미래 지향적 댐 관리를 위한 리노베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과 국민이 모두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댐을 만들기 위해, 올해 우선과제를 발굴, 시행하고 다양한 효용증진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은 21세기에 들어 확실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였으며, 이제는 그 위상에 맞게 미래를 위한 새로운 물관리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과 같은 단편적인 운영 관리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공공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운영하여 지역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사업 발굴 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 전 지구적 물 재해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댐이라는 시설이 단순 저 산골 어딘가에 있는 구조물로 여겨지는 게 아닌, 국민들이 지친 일상 속에 힐링을 위하여 찾아가고 싶어지는 시설로 거듭나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 재해에 대비하여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함께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재윤 K-water 한강유역관리처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