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돕는 일이 저를 돕는 일이라 생각해요”
인간은 이기적이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엔 더욱 그렇다. 결국 대화는 단절되고 마음은 닫힌다.
그러나 유독 한 사람은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그는 봉사를 통해 힘든 이들과 소통한다.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해주기도 한다. 한영옥 병점1동 방재단 대표(58)의 이야기다.
별다른 계기는 없었다. 그저 선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렇게 한 대표는 30대 후반부터 두 자녀가 다니던 학교에서 처음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당시 그는 녹색어머니회와 학부모회 반대표·학년장 등을 도맡으며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했다. 학생들이 안전하고 청결하게 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후 그는 2010년 2월10일부터 2020년 2월9일까지 약 10년간 병점8통장을 맡게 됐다.
이 또한 마을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는 소박한 목표 때문이었다.
비록 매월 20만원이라는 보수를 받긴 했으나 그는 200만원, 아니 2천만원을 받아도 모자를 정도로 바쁘게 활동했다.
밤낮없이 온 동네를 돌며 불편 사항을 찾아내 끝내 개선했다. 그 결과 인도 확장, 버스정류장 신설, 반사경 (재)설치 등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일궈냈다.
놀라운 건 그런 와중에도 보다 나은 봉사활동을 펼치고자 자격증까지 취득했다는 사실이다. 사회복지사, 원예활동복지사, 유기농업기능사, 도시농업관리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권칠승 국회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채인석 전 화성시장, 김홍성 전 화성시의회 의장 등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선 다소 힘에 부치는 듯한 기색이 역력하다. 40대 후반에 찾아온 퇴행성관절염이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는 탓이다. 봉사 중 무거운 걸 들다 어깨가 파열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 대표는 명이 다할 때까지 봉사를 이어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올해 1월부터 병점1동 방재단 대표도 맡았다.
무엇보다 봉사 후 느끼는 뿌듯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항상 쉬지도 않고, 열심히 사는 엄마 열정에 반했어. 그런 엄마가 너무 존경스러워’라는 딸의 인정도 한몫했다.
한 대표는 “세월이 지나고 보니 어려운 사람들이 저의 도움을 받고 열심히 사는 게 참 뿌듯했다”며 “또 선물 같은 우리 딸의 인정을 받으니 더 멋진 엄마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살아있는 동안엔 제 힘이 필요한 분들을 도와줄 것”이라며 “결국 남을 돕는 일이 나를 돕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화성=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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