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친환경 입힌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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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규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 부회장

2022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의 열기는 한여름의 무더위보다 더 뜨거웠다. 수년간 락페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축제들을 지켜본 축제전문가로서, 이런 광경은 처음 목격했다.

성난 파도의 물결이 몰려오듯 줄지어 밀려오는 락의 마니아들. 주최 측 공식 집계로 13만명의 유료 관람객들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입장하는 그들의 얼굴 위에는 지친 표정보다는 기대감과 즐거움으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축제 전문가적 관점에서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입장객 수보다 다른 질적 측면에 있었다. 출연자의 공연 완성도와 네임밸류는 차치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바로 리사이클링과 지속가능성이라는 테마의 등장이다.

축제장 음식 부스에서 사용하는 모든 용기를 일회용 용기에서 다회 사용 가능한 용기로 대체해 사용 후 다시 회수 및 세척해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과의 한판 승부를 선언한 것이다. 사실 이런 것이 시대의 관행적 흐름에 브레이크를 걸어보는 락(Rock)의 정신이 아닌가 싶다. 공연 중간 휴식시간에는 계속해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와 그 폐해의 영상을 노출했고, 개막식에서도 불꽃을 드론으로 대체해 환경적 측면을 고려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는 이미 해외에서 수년전부터 등장하고 있다. 축제가 지역 및 축제장의 환경 문제에 주목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과 유사한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35㎞ 떨어진 로스킬데 지역에서 개최되는 북유럽 최대의 뮤직페스티벌 ‘덴마크 로스킬데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적인 축제전문가 정강환 배재대 축제대학원 원장은 “환경 이슈와 관련해 덴마크 로스킬데페스티벌은 1990년부터 환경 부문에 관한 다양한 조치를 만들고 홍보하고 있다. 환경정책은 자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물 분류, 환불정책과 위생조건 또한 포함돼 있는데 매년 좀 더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축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축제 기간에 사용되는 재활용 품목을 최대 수준으로 늘리기, 종이컵이나 캔을 갖고 오면 환불해주는 시스템 운영, 친환경적으로 분해 가능한 식기류와 컵 사용, 쓰레기와 재활용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축제장을 방문하는 학생과 아이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교육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재활용 그 이상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은 낭만과 자유의 상징에서 새로운 친환경이라는 이슈로 도시브랜딩을 하고 있다. 지저분하고 시끄럽게 소비되는 항구도시가 아니라 환경과 공존하는 월드시티로서의 품격을 갖춘 도시 브랜드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이러한 기획이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축제에서의 환경이슈 리드와 범 도시적인 분위기로 파급해 갈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금년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축제장의 출구에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컬러풀한 화분을 무료로 나눠주는 뜻밖의 선물이었다. 방문객들의 화분에 심어질 식물은 물론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과 인천 도시 이미지도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최상규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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