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같은 지역 주민인데 어려울 때 서로 도와야죠”
30일 오전 10시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 여객선 운항 중단으로 오가는 이 없어 텅 비었던 주차장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호우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궂은 날씨에도 주차장에 모인 이들은 전국대한건설노조 소속 조합원들로 구슬땀을 흘리며 쌀, 세제, 라면 등 생필품이 가득 담긴 상자와 화장지를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로 옮겼다.
이날 이들이 모인 것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던 소무역상을 돕기 위해서다. 소무역상은 코로나19가 확산으로 평택항 카페리업계가 지난 2020년 1월29일부터 여객 수송을 중단하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포승읍에 거주하며 평택항과 중국을 오가던 소무역상은 161명으로 바닷길이 막히면서 일용직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나, 대부분 70대인 상황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기초수급자 신청 등을 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山東省), 장쑤성(江蘇省) 등지를 운항하던 배가 모두 사라지면서 소무역상의 생계는 2년 7개월여째 끊긴 상태다.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자 같은 포승읍 지역 주민으로서 지켜볼 수 없다면서 조합원들은 평택항 마린센터에 입주한 식당 ‘몬테비안코’의 후원으로 생필품을 마련, 전달에 나선 것이다.
이성수 경기도평택항소무역연합회장은 “노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감사드린다”며 “정부에서도 소무역상의 어려움에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감사를 표했다.
홍운표 전국대한건설노조 본부장은 “연합회와 업무협약 후 협력하고 있으나 배가 들어오지 않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눔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며 “앞으로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길 바라며 중국과 교류가 시작될 때까지 지역발전을 위해 도움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평택=안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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