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매값 고민하는 신교하농업 황규영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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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영 파주 신교하농협조합장

“올해 파주지역 쌀 수매가를 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것이지요. 복합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파주시 9개 농협이 공동 운영 중인 쌀법인인 파주RPC 주관사인 신교하농협 황규영 조합장은 요즘 하루하루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오는 10월 파주 벼 재배농가들이 생산한 쌀 수매가를 정해야 하는 독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황 조합장은 “지난해 쌀 수확량이 2만8천여t이다. 이를 40kg당 7만4천원에 파주RPC에서 수매했다. 그러나 파주시와 조합 등이 나서 노력했지만 수매량 대비 34% 정도인 8천여t의 재고가 남아 적자가 70여억원에 이른다”며 “이를 출자농협(신교하농협은 14.2% 참여)에서 지분별로 메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지난해와 같은 양으로 수매하더라도 올해분을 소진하지 못할 경우 재고에 재고가 쌓여 파주RPC가 적자를 면치 못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황 조합장 등 파주RPC는 올해 수매에 앞서 지난해 수매한 쌀을 모두 소진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사정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조곡(도정하지 않은 쌀)의 경우 수매가보다 2만여원이 싼 5만4천여원에 판매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다른 지방 쌀과 비교해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니어서 가격을 더 낮춰 판매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는 ‘한수위 파주쌀’의 활로를 찾기 위해선 현행 수매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농업전문가의 지적(경기일보 8일자 26면·9일자 14면)과 관련해 “벼 재배농가들이 농자재값 인상, 인건비 상승, 쌀소비 극도 부진 등 3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를 외면하고 무 자르듯 접근하는 것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벼를 재배하는 농가들의 쌀을 낮은 수매가로 매입하면 결국 농가들의 가계 부채로 이어질 것이 뻔한데 이를 어찌 외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황 조합장은 외부 요인을 들고 있다. 그는 “한수위 파주쌀(참드림, 추청 등)은 미질이 좋아 밥맛이 뛰어나다. 전국 최고 상품"이라며 “그러나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이 56.9kg으로 30년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사실에서 보듯 파주쌀도 극도의 판매 위축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안으로 파주쌀 적정 생산량을 8천여t 낮은 연간 2만t 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매년 수매 시기에 전년도 쌀 재고가 사라져 농가들이 제값을 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 조합장은 “신교하농협의 경우 유통공급 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종합청사 신축에 나서는 등 9개 출자 농협들이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며 “올해 적정 수매가로 상생 발전하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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