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의 생활을 모두 접고 귀농이라는 모험과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가평이 엄마의 품이자 고향이라고 말한 정재호 씨(연인산 농원 대표)는 학창시절을 모두 가평에서 보냈다.
이후 대학을 졸업한 뒤 줄곧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명절이나 부모님 생일 때 빼고는 가평을 찾지 않았다.
그더던 어느 날 정씨와 그의 아내는 직장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서울생활을 접고 고향인 가평으로 돌아와 사과농사를 짓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정씨 부부의 귀농생활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이들은 당시 거름을 많이 주면 무조건 열매가 많이 달리는 줄 알고 정량보다 많은 거름을 주기 일쑤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오히려 나무에 악영향을 끼쳐 사과나무가 썩거나 열매가 열리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다.
또 토양 등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어 사과농사를 짓기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땅을 선택한 것도 문제였다고 한다.
이렇게 그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농사가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깨쳤다.
그때 부터였다. 그들은 좋은 땅을 찾아 사과나무를 심었고 최상급 거름을 정량만 쓰며 기계와 사람을 고용해 보다 체계적으로 밭을 관리했다.
그 결과 처음 3천966㎡ 규모로 시작한 사과농사가 현재 2배 이상인 9천917㎡ 규모로 커지는 등 귀농에 완벽히 성공했다.
정씨는 “농사도 사업이다. 투자를 한 만큼 결실을 본다”며 “이제 농부는 뭐든 잘해야 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농사철학은 정직이다. 농부의 정성이 들어간 사과, 사과는 겉멋이 아니라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 등의 신념을 가지고 한 알의 잘 익을 사과가 자신의 손에 들려지기까지 모든 부분을 숨김없이 고객에게 솔직하게 얘기하고 치장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농사철학 덕분에 그의 사과를 맛본 고객들은 그들에게 “너무 맛있어요. 아이가 다른 집 사과는 안 먹고 이 사과만 찾아요”, “사과 먹으려고 몇 달 기다렸어요” 등의 칭찬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두 부부는 오늘도 고객들의 칭찬과 격려, 응원 등에 힘입어 희망을 찾고 사과밭으로 향한다.
정씨는 “요즘은 갈수록 비싸지는 원자재 가격과 누구도 알 수 없는 기상 변화 등으로 농사 짓기가 더 어려워지는 반면 농산물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이럴 때마다 귀농을 결정한 나의 선택이 옳았던 것인가 스스로 되묻지만 나는 언제나 나의 선택이 옳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귀농하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앞으로 여유가 있으면 나 같이 귀농을 계획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가평=신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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